美 국방 배터리 표준에 한국 기술 이식…고려아연 등 참여 제언

애틀랜틱카운슬 보고서 ② 상업용 배터리의 군사 전용 한계 및 보안 과제 부상 한미 R&D 결합 통한 국방 전용 배터리 생태계 구축

산업 |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6. 17. 11:4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앞줄 가운데)이 미국 현지 직원과 제련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앞줄 가운데)이 미국 현지 직원과 제련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고려아연 제공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미국과 한국이 단순한 배터리 공급망 협력을 넘어 무기 체계에 특화된 방산 전용 배터리 기술 표준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상업용 배터리의 군사적 전용(Dual-use)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인 제련 역량을 갖춘 고려아연 등 한국 기업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양국 주도의 방산 특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배터리가 첨단 무기 체계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를 일반 상용 전기차 배터리와 동일한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은 안보상 위험을 수반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국방부가 추진 중인 '리튬 배터리 전략'과 배터리 네트워크(BATTNET) 프로그램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상용 기술의 군사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능 제한과 보안 취약성 극복이다. 미군은 드론, 무인잠수정, 레이저 무기 등 고출력과 고밀도를 요구하는 차세대 무기체계에 민간용 배터리를 폭넓게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하위 공급망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원산지 추적이 어려운 부품이 유입될 경우 무기 체계의 치명적인 보안 결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조달처 다변화를 넘어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국방 등급(Defense-grade) 배터리 기술 표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정련 및 제련 기술력을 검증받은 한국 소재 기업들이 방산 전용 소재 생산의 핵심 공급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됐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해결책의 핵심은 양국의 연구개발(R&D) 역량 결합이다. 미국의 국방 기술 설계 역량과 한국의 고도화된 배터리 소재 및 정제 기술을 연계해 안보 특화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텍사스대 달라스 캠퍼스 등 미 국방부 산하 연구 시설을 활용해 한국 기업과 공동 파일럿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아울러 미국 수출입은행(EXIM) 등의 금융 지원을 통해 한국 기업이 방산 전용 배터리 소재 공정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초기 투자 비용과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요구된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내 외부 소프트웨어 침투를 차단하기 위한 양국 합동 보안 인증 체계 수립 역시 필수 과제로 지목됐다.

배터리 산업의 경쟁 패러다임이 민간 시장의 상업적 점유율 확보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장 생존성 확보로 확장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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