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경제계 인사가 국가 안보와 공익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경영 개입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사키 요시히사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소셜 커뮤니케이션국 본부장은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경영권 방어 아카데미에서 ‘일본의 주주행동주의 활동과 기업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했다.
마사키 본부장은 일본 정부의 거버넌스 개혁과 도쿄증권거래소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 이후 일본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거버넌스의 형식은 갖추어졌지만 기업 이익이 단기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 분배에 과도하게 편중된 점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주주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설비 투자, 인적 자본 투자에 경영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키노후라이스 사례 언급…“안보 리스크엔 정부 대응”
마사키 본부장은 일본 자본시장에서 벌어진 M&A 공방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외국계 자본의 적대적 개입에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금형·부품 제조업체 마키노후라이스 제작소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을 들었다. 종합 모터 제조업체 니덱이 사전 협의 없이 적대적 공개매수에 나섰고, 이에 대해 일본 법원은 마키노후라이스 측의 신주인수권 무상할당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자로 나섰지만, 일본 정부는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근거로 공개매수 중지 권고를 내렸다. 방위 장비품 생산 인프라와 민감 정보가 외국계 펀드로 이전될 수 있다는 안보상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키 본부장은 이 사례를 두고 “국가 안보와 공익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사안에서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간산업 경영권 분쟁, 국가 이익도 고려해야”
마사키 본부장은 한국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국가 안전보장과 관련된 기간산업이라면 마키노후라이스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부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펀드가 순수한 국내 자본인지,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며 “국가 안보와 산업 주권이 걸린 사안에서는 단순한 주주권 행사 차원을 넘어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사키 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단기 수익 중심의 개입이 기업의 장기 성장 전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는 기본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이 중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할 수 있는 투자자가 더 늘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경영권 안정, 국가 안보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한국과 일본 자본시장 모두에서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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