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2.0

④2조원 자사주 소각…주주환원은 지속될 수 있나

자사주 소각·현금배당 병행…올해 소각 규모 2조원 전망 성장투자와 환원 균형이 관건

산업 |심두보 기자,김나연 기자 | 입력 2026. 06. 10. 07:00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나연 기자| 셀트리온이 올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돈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4월 911만주 자사주 소각을 끝낸 데 이어 6월에는 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소각 절차를 반영했다. 진행 중인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분까지 연내 소각하면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를 수 있다.

현금배당, 무상증자, 회사와 최대주주의 주식 취득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합병 이후 실적 규모가 커진 셀트리온이 주주환원을 자본정책의 중심에 놓은 것이다.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신제품 출시, 미국 시장 확대, ADC·다중항체 연구개발, 생산시설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지가 이번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쟁점이다.

연이은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은 견고한 펀더멘털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입니다.

셀트리온 관계자

셀트리온은 올해 주주환원 확대가 본업에 대한 자신감과 연결돼 있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이은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은 견고한 펀더멘털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이라며 "주주환원 확대와 본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실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후 실적 규모가 커졌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4조1625억원, 영업이익은 1조1685억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도 매출 1조1450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을 기록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주주환원 여력은 과거보다 커졌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동시에 투자가 많은 회사다. 후속 바이오시밀러, 짐펜트라, ADC·다중항체 신약, 미국 생산기지, 국내 4·5공장 증설 등 현금이 필요한 사업이 많다.

따라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의 의미는 “얼마나 많이 돌려줬는가”보다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가”에 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주당 가치 개선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반복되려면 영업현금흐름과 투자계획, 차입 여력, 미래 R&D 부담이 함께 관리돼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주당 가치를 높이는 장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일단 시장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매입한 주식을 보유만 하면 언제든 처분될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남는다. 반면 소각은 발행주식 수 자체를 줄인다. 같은 순이익을 가정하면 주당순이익이 높아진다. 주당 가치 개선 효과가 더 직접적이다.

셀트리온이 올해 강조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회사는 4월 911만주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 6월에는 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소각 절차도 반영됐다. 최근 3년 누적 기준 자사주 소각 물량은 약 1856만주로, 현재 발행주식총수 기준 약 8.4%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대규모 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주당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단순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각을 과감하게 진행함으로써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EPS와 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 속에서도 일관되고 규모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함으로써 회사 성장성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숫자로 보는 셀트리온 주주환원 01 2025년 결산 현금배당 주당 750 • 2025년 결산 기준 현금배당 • 안정적인 주주가치 제고 실현 02 2026년 4월 자사주 소각 규모 약 1.7조원 • 911만주 자사주 소각 반영 • 총 발행주식수의 약 4% 수준 03 2026년 6월 추가 소각 규모 약 1,000억원 • 48만 8977주 추가 소각 진행 • 변경상장을 통해 최종 반영 04 2026년 추가 자사주 취득 진행 약 1,000억원 • 해당 물량 연내 추가 소각 시 • 올해 누적 소각 약 2조원 전망 05 최근 3년 누적 소각 1,856만주 •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 현재 발행주식총수 기준 약 8.4% 06 장기 배당 방향 (2030년) 목표 30% 내외 • EBITDA - CAPEX 기준 활용 • 안정적 잉여현금흐름 기반 배당

실제 발행주식 수가 줄면 주당 지표는 개선된다. 다만 주가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주가는 이익, 성장성, 금리, 시장심리, 업종 밸류에이션, 신약 개발 기대, 경쟁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그럼에도 이번 소각이 의미 있는 이유는 셀트리온이 주주환원을 반복적인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4년과 2025년에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했다. 2026년에는 그 규모가 더 커졌다.

현금배당도 같이 봐야 한다. 셀트리온은 제33기에는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제34기에는 주당 0.05주의 주식배당과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제35기에는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만 보면 고배당주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자사주 소각까지 포함하면 주주환원 규모는 커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 결정에 따른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동종 산업 내 최고 수준인 약 103%에 이른다"며 "기업가치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2025~2027년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 목표치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또 "현금배당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이익, 즉 EBITDA-CAPEX 대비 3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이 과제

주주환원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바이오 기업의 경우 지나친 환원은 투자 여력과 충돌할 수 있다. 신약 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있고,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비용이 커진다. 바이오시밀러도 허가 이후 판매망 구축, 생산 배분, 재고 관리, 가격 협상 비용이 필요하다. 셀트리온은 이미 바이오시밀러 회사에서 신약과 글로벌 직접판매를 병행하는 회사로 이동하고 있다. 이 전환기에는 현금 배분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이 계획 범위 안에 있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초 수립한 사업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사업 진행 상황 또한 계획 대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주요 사업 활동과 영업, 제품 개발, 생산 및 투자 등 핵심 과제들도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환율 환경 또한 회사 사업 운영과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설비 / 출처=셀트리온 홈페이지
생산설비 / 출처=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의 배당정책은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 문제를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회사는 배당목표 수립 시 EBITDA-CAPEX를 재무지표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영업현금 창출력에서 제품개발과 설비투자를 제외한 뒤 남는 재원을 배당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투자가 많은 사업 특성을 고려한 방식이다. 배당을 늘리되, 성장투자 재원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구조다.

자사주 소각은 더 유연한 수단이다. 회사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 결의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일부 자기주식은 경영상 목적의 보유·처분 대상으로 남길 수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도 소각 후 잔여 자기주식과 추가 취득분은 재무구조 개선,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자, M&A,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교부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셀트리온은 남은 자사주를 성장 투자와 재무 목적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잔여 자사주는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시설투자, 신기술 도입 및 개발 등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 예정"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현재 기업가치가 회사의 본질적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검토하고, 시장 상황 및 관련 절차를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사업 성과와 기업가치 제고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개발·생산·판매를 통합한 구조로 전환했다. 회사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짐펜트라, 후속 바이오시밀러, 미국 직접판매, ADC·다중항체 등 신약 개발,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투데이는 ‘셀트리온 2.0’ 시리즈를 통해 합병 이후 셀트리온의 사업 구조 변화와 성장 전략, 재무적 과제, 제품 경쟁력, 지배구조 이슈를 차례로 점검한다. 본 시리즈는 투자 판단을 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공시자료와 회사 발표,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주요 쟁점을 중립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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