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27일 상장하면서 자산운용업계 보수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 레버리지 평균 투자 기간은 3~5일로 짧아 보수율 차이로 발생하는 실제 체감 비용 차이는 미미하다.
- 슬리피지 1틱을 절약하는 촘촘한 호가창 유지가 보수 인하보다 투자자 수익률 방어에 더 필수적이다.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동시 상장을 앞두고 자산운용업계에 '보수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수의 운용사가 초기 시장 선점과 자금 블랙홀 효과를 노리며 총보수를 0.09%대까지 낮추는 치킨게임에 돌입한 반면, 삼성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은 0.2900%와 0.2500%의 총보수를 고수했다.
업계에서는 최저치인 0.0901%와 최고치인 0.2900% 간 차이가 실제 투자에 있어서는 큰 비용적 격차를 만들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3배 이상의 격차지만, 절대적인 비용 측면에서는 두 요율 모두 이미 극단적으로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1000만 원을 1년 동안 해당 ETF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연 0.29% 보수를 적용하면 연간 총보수는 2만9000원이 된다. 반면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901%를 적용할 경우 수수료는 약 9010원이 발생한다. 1년간 1000만 원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차이가 약 1만 9990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1년 내내 상품을 보유해도 점심 식사 한 끼 비용 정도의 차이에 그친다는 의미다.
더욱이 레버리지 ETF의 실제 거래 행태를 고려하면 보수 차이의 체감 효과는 더욱 줄어든다. 일반적인 지수형 ETF가 마라톤처럼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한다면,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 변동성을 활용해 단거리를 달리는 스프린트(Sprint) 매매가 주를 이룬다.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평균 투자 기간은 대략 3~5일 내외로 매우 짧게 형성되어 있다. 연 단위로 책정되는 총보수를 이처럼 짧은 며칠의 매매 주기로 쪼개어 환산하면, 두 보수율 사이의 실제 발생 비용 차이는 원 단위로 떨어져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에 수렴한다.
레버리지 투자자 특유의 높은 기대 수익률 역시 보수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 특성상, 이 상품에 진입하는 투자자들은 비(非)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에 비해 훨씬 높은 목표 수익을 설정한다. 하루에도 기초자산이 2~3% 움직이면 ETF의 계좌 잔고는 4~6%씩 요동치게 된다. 이처럼 일일 변동성이 압도적인 장세에서, 1년에 걸쳐 서서히 부과되는 소수점 이하의 미세한 보수율 차이는 단기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보다 투자 결정이나 최종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다.
보수 인하보다 중요한 '촘촘한 호가창'
단기 매매가 잦고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명목상의 총보수보다 촘촘하게 배열된 '호가창'이다. 매수와 매도 호가 사이의 간격인 호가 스프레드가 넓을 경우, 투자자는 원할 때 적정 가격으로 체결하지 못하고 불리한 가격에 거래를 감수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가격 손실인 슬리피지(Slippage)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세금'으로 작용한다. 촘촘한 호가창이 유지되어 이 슬리피지 비용 1틱(호가단위)을 절약하는 것이 1년 치 총보수 차이를 아끼는 것보다 유리하다.
이를 위해서는 유동성 공급자(LP)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호가 물량 통제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보수가 낮아도 호가창이 비어 있어 수백, 수천만 원의 물량을 한 번에 소화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제때 시장을 빠져나올 수 없다. 결국 운용사가 주요 증권사(LP)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시장에 충분한 호가 볼륨(물량)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능력이 ETF의 실제 매매 편의성을 좌우하게 된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보수를 낮춰 초기 자금을 유치하는 마케팅보다는, 두터운 거래 환경을 조성하여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과 물량으로 즉시 매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펀드 본연의 목적에 부합한다"며 "단기 방향성 투자가 목적인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보수표보다 실제 거래 체결의 질(Quality of Execution)이 수익률을 방어하는 핵심 장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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