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안을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부처 간 협의와 의견 조율이 길어질 경우 발표가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연합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LH 개혁안과 연계해 현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담은 주거복지로드맵도 마련 중이다.
지난해 8월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LH 개혁위원회는 LH의 택지개발과 주거복지 등 부문별 사업 방식을 개편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LH가 민간에 땅을 팔지 말고 자체 시행을 하라"고 지시한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정부는 LH의 택지 매각 중단으로 나오는 공동주택용지의 일부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으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LH는 올해 공공주택 건설 물량의 30%를 민간참여 사업으로,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6만호를 민간참여 사업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LH 개혁안에 따라 세부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주택공급·주거복지로 조직 분리 검토
정부는 LH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 분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택지개발과 주택 공급을 맡는 개발(사업) 회사와 임대주택 부채와 운영 등 주거복지 부분을 떠안는 관리 회사로 나누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 분리에는 만만찮은 어려움도 예상된다. 당장 추가 이력 충원이 필요하고 비용은 2배로 들 수 있다.
LH 임대주택 등 부채를 떠안을 회사는 회사의 존속 여부가 걱정이다.
개발회사는 택지 조성과 공공주택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지만 배드뱅크 역할을 할 임대·주거복지 회사는 손실을 어떻게 보전해주느냐가 관건이다.
때문에 당장 시장에선 LH 기능·역할 분리와 동시에 정부의 재정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대통령이 '모범사례'로 언급한 싱가포르는 주택개발청(HDB)이 공공주택을 건설하며 발생하는 연 2조∼5조원 규모의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메꿔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 안팎에선 재정 투입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으로 쓸 수 있는 주택도시기금은 현재 생애최초·신혼부부·신생아 등 각종 정책자금 대출이 늘면서 LH 지원 여력이 부족하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원으로 전년(10조1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2021년 49조원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LH의 공사채 발행도 늘릴 수 있지만 이 경우 LH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공공 분양주택의 분양가 인상을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는다.
LH가 공급하는 모든 공공 분양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감정가)에 기본형 건축비를 더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데 LH는 실제 상한제 금액에서도 10∼20%가량 낮춰 분양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만든 공공주택 '뉴홈'의 경우 나눔형(이익공유형)은 시세의 70% 이하, 일반형(분양형)은 80% 이하로 공급하도록 하면서 이것이 분양가의 가격 상한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공공 분양주택 내에서도 유형과 가격을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청년·신혼부부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한 주택은 종전처럼 시세의 70∼80% 이내의 '부담 가능한 주택'으로 공급하되, 택지를 팔지 않고 민참사업으로 전환하는 공공주택 등은 분양가를 최소 상한제 수준으로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이는 과도한 시세차익을 당첨자가 독식하는 '로또분양'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채권입찰제를 도입해 정부가 시세차익을 환수할 필요도 없다.
대신 민간참여 사업에 대해선 공공주택이지만 민영주택 청약통장 가입자에게도 청약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분양가를 너무 높이면 'LH가 집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일각에선 LH의 공공주택 건설 자금조달 조달과 부채 감축을 위해 리츠를 활용하거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끌어들이는 방법 등도 대안으로 제시한다.
공공주택 공급 방식도 바뀐다
정부는 LH 개혁 추진과 함께 공공주택 새 판 짜기도 진행중이다.
앞으로 공공택지내 민간주택 물량이 사라지고 모두 공공주택으로 바뀌는 만큼 정책지원 대상자 주택과 일반 분양·임대주택 간 적절한 물량 분배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LH 개혁안 확정에 맞춰 이재명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담은 주거복지로드맵도 발표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뉴홈' 100만호 공급계획은 폐기되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적주택 110만호와 '부담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을 목표로 새로운 공공주택의 유형과 공급 방식이 등장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 대통령이 언급한 싱가포르 방식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토지임대부는 토지 소유권이 없는 데다 분양가 외에 매월 토지 임대료를 월세처럼 납부해야 해 인기가 없고, 이 때문에 공급 물량도 많지 않았다.
분양 계약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 등 다양한 공공주택 유형의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토부는 주거복지로드맵 수립을 앞두고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청년층 등 LH 공공주택의 잠재적 수요자를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공공주택 공급 방식과 유형, 청약 제도 등 손질해 새 로드맵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주택 유형은 수요자 선호와 함께 LH 개혁안과도 연계돼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선호도 조사에 기초해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친 뒤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수장 인선도 마무리 단계
장기간 공석 상태인 LH 사장을 인선하는 작업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재공모 중인 LH 신임 사장직에 청와대 비서관 A씨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LH 개혁의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토부 정통 관료 출신으로 LH 관련 업무에 정통한 데다, 현 정부에서 관련 정책 조율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LH는 지난해 12월 진행한 사장 공모에서 내부 출신 전현직 임원 3명을 숏리스트(적격후보군)에 올렸다가 이 대통령의 질타를 받고 재공모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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