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HD현대重, 하청노조 교섭 의무 없다”

하청노조 단체교섭청구 소송 상고심 기각…구 노조법 적용 사안 판단 HD현대중공업 “법원 판결 존중하며 향후 성실하게 교섭 임할 것”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5. 21. 17:26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조합이 2017년 원청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원청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하청노조의 상고를 기각했다.

하청노조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2016년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7년 1월 원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HD현대중공업이 단체교섭 의무를 지지 않는다며 하청노조의 청구를 기각했고, 상고심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쟁점은 원청을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였다.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하청노조는 법 개정 이전에 대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에서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개정 전 법률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며 “입법자가 사용자 범위를 넓히기 위해 새 조항을 추가한 이상 기존 법리를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향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HD현대중공업에 면죄부를 준 반노동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려 9년의 세월을 법정에서 싸워온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그들의 권리를 완전히 짓밟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다단계 하청 구조 뒤에 숨어 이윤을 독점하고 책임은 회피해온 원청 대기업에 대법원이 사법의 이름으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오늘 대법원은 자신이 세운 원칙을 스스로 발로 걷어찼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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