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정비사업 ‘10대 건설사’ 쏠림 가속…중견사는 공공·비주택서 활로 모색

건설·부동산 |이재수 | 2026. 5. 7.
[세줄요약]
  • 삼성물산은 1분기 신규 수주액 5조 원을 기록하며 대형 건설사 중심의 서울 정비사업 쏠림 현상을 주도했다.
  •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3조 9621억 원과 3조 4212억 원의 수주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
  • 중견건설사인 금호건설은 1676억 원 규모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비주택과 공공 부문으로 활로를 넓혔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압구정5구역에 제안한 '아크로 압구정'(왼쪽)과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압구정5구역에 제안한 '아크로 압구정'(왼쪽)과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서울 핵심 입지의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중견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가뭄은 계속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쥔 조합들이 입주 후 시세와 일반분양 흥행, 조합원 만족도 등을 고려해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값, 인건비, 금융비용이 동시에 오른 상황도 대형사 쏠림현상을 강화하고 있다. 조합 입장에서는 낮은 공사비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끝까지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시공사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서울 핵심 입지의 대형 정비사업은 사업비가 조 단위로 커지는 만큼 시공사의 신용도와 자금 조달 능력이 조합원 분담금과 사업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풍부한 수주잔고와 자금력을 앞세워 핵심 사업지 선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수도권 대형 정비사업장에서 밀려난 중견건설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와 공공·비주택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0대 건설사, 1분기에도 정비사업·대형 프로젝트 수주 주도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조감도. 왼쪽 삼성물산 vs 오른쪽 포스코이앤씨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조감도. 왼쪽 삼성물산 vs 오른쪽 포스코이앤씨

대형 건설사들은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사업지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해외 설계사 협업, 특화 조경, 커뮤니티, 고급 마감재, 금융조건 등을 패키지로 제시하며 조합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대형 사업장 수주에 힘입어 주요 대형사들은 1분기에도 조 단위 신규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 신규 수주액 5조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건축이 4조909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플랜트 860억원, 토목 50억원 순이었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평택 P5 골조 공사와 평택 P4 마감 공사, 용인 데이터센터, 공공재개발 사업 등이 포함됐다.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1조726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은 1분기 3조9621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포천양수발전소와 완도금일 해상풍력 사전착수역무 등 에너지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해 1분기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주는 감소했지만, 2분기 이후 미국 전기로 제철소, 팰리세이즈 SMR, 복정역세권 개발사업 등 핵심 프로젝트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잔고는 92조3237억원으로 약 3.4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신규 수주 3조42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조8238억원 대비 21.2% 증가했다.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 7923억원, 천안 업성3 A1BL 4436억원,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 4174억원 등 국내 주택·정비사업 중심의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1분기 말 수주잔고는 51조8902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약 6.4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주요 건설사 2026년 1분기 신규 수주 현황 (단위: 조 원) 삼성물산 5.00 현대건설 3.96 대우건설 3.42 GS건설 2.60 DL이앤씨 2.12 포스코이앤씨 1.90 0 1.25 2.5 3.75 5.0

GS건설도 1분기 신규 수주 2조6025억원을 기록했다. 건축·주택사업본부에서 오산양산4지구 공동주택사업 4971억원, 거여새마을 주택재개발정비사업 3263억원 등을 수주했고, 폴란드 모듈러 전문 자회사인 단우드도 1191억원의 신규 수주를 올렸다. 여기에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DL이앤씨는 1분기 신규 수주 2조12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성남신흥1구역 3648억원, 대전도마13구역 3265억원 등 도시정비사업과 남부내륙 5-1공구 1310억원, 중봉터널 1879억원 등 인프라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DL이앤씨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압구정5구역, 목동6단지, 성수2지구, 여의도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9.1%로 개선됐다.

포스코이앤씨는 1분기 신규 수주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정비사업과 그룹사 물량, 인프라·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이어가며 누적 수주잔고 48조 원을 보유해 미래 먹거리를 든든히 확보했다.

중견건설사, 정비사업 대형사와 ‘정면승부’ 피해 틈새시장 공략

반면 중견건설사들은 서울·수도권 대형 정비사업장 수주경쟁에서 밀려난 가운데 고금리와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마저 악화되면서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 영업이익률 개선과 건전한 수주잔고 확보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핵심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와 비주택·공공사업 확대, 데이터센터·인프라·해외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요약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1분기 신규 수주 4768억원을 기록했다. 건축·개발 부문에서 4604억원, 인프라 부문에서 164억원을 수주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평택 지제역 공동주택 3119억원, 여의도 eDC 2차 데이터센터 1009억원 등이 있다. 주택사업 외에도 데이터센터 등 비주택 부문으로 수주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수익성과 수주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1분기 신규 수주는 1조6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5840억원 대비 2.8배 증가했다. 공공수주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정상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건설은 대형사와의 정면 경쟁을 피해 중소형 정비사업과 공공재개발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서울에서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 신림동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홍은1구역 공공재개발, 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 등 4건을 확보했고, 부산 명장3구역 재건축까지 포함해 총 5건의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의 도급액은 약 1616억원 규모다.

금호건설은 강점이 있는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계양~강화 고속국도 건설공사 4공구를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경기 김포시 마산동부터 양촌읍 누산리까지 4.26㎞ 구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약 1676억원 규모다.

계룡건설은 공공부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부천 ‘대현청실 외 2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약 74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지하 2층~지상 20층, 아파트 5개동 25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코오롱글로벌과 한신공영 등도 주택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비주택·공공·해외 부문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주택 부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비주택 부문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 한신공영은 공공 SOC 부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주잔고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를 넘어 중앙아시아 등 해외 개발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이원화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권, 한강변, 성수, 목동, 여의도 등 상징성이 큰 대형 사업지는 10대 건설사 중심으로 경쟁이 전개되고, 중견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 공공재개발, 지방 중소형 사업장, 인프라, 데이터센터, 공공주택, 해외사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합들은 공사비뿐 아니라 금융 조건, 브랜드 가치, 사업 지연 리스크까지 종합적으로 따지고 있다”며 “서울 핵심 정비사업은 대형사 중심 경쟁이 불가피하고, 중견사들은 공공·비주택·소규모 정비사업 등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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