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가속 페달'에 속 타는 韓 업계 "대책이 없다"

1분기 신규 등록 전기차 7만78대 中 중국산 36.5% 韓 중국 업체에 매력적인 시장…구매력·경제 규모 우수 중국 전기차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 맞설 대응 방안 부재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세 줄 요약
  •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BYD와 지커 등 중국 업체는 저가 공세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 전문가들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맞설 대응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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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중국이 한국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기존의 ‘저가 공세’에 높은 기술력, 프리미엄 전략 등을 보태 국내산 및 다른 수입산 전기차 업계와 경쟁 구도를 키우는 모양새다. 이처럼 가속하는 중국 업체의 시장 진출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국내 전기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4.7%에서 33.9%까지 증가…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지속 하락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 중국 전기차 업체는 BYD(비야디)다. BYD는 지난해 준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아토3’를 시작으로 ‘돌핀’, ‘씰’, ‘씨라이언7’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BYD는 동급 국산차 대비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커의 첫 국내 출시 차량 중형 전기 SUV ‘7X’의 모습. 지커 제공
지커의 첫 국내 출시 차량 중형 전기 SUV ‘7X’의 모습. 지커 제공

BYD에 이어 지리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도 5월 전시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커의 첫 국내 출시 차량은 중형 전기 SUV ‘7X’다. 앞서 한국에 진출한 BYD의 강점이 가격 경쟁력이었다면 지커는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비슷한 기능과 편의 사양을 갖춘 국산 전기차 대비 판매가도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샤오펑, 체리자동차 등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샤오미도 한국 전기차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펼치는 최근의 파상공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이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 승용차 총 7만78대 중 중국산은 2만5595대다. 신규 등록된 전기차 중 36.5%가 중국산인 셈이다. 지난해 1분기 중국산이 21.7%였던 것과 비교해 1년 새 14.8%포인트(p)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중국산 전기차는 국내 전기차 시장을 점점 더 잠식 중이다.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증가한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까지 지속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 이유는?

이렇게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로는 중국 내 수많은 전기차 업체의 난립으로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중국 내수 시장의 현실이 거론된다. 내수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규 경쟁 업체가 저가 모델 등으로 시장을 나눠 먹자고 새로 진입하다 보니, 중국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BYD의 준중형 전기 SUV '아토3'. BYD 홈페이지
BYD의 준중형 전기 SUV '아토3'. BYD 홈페이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진출이 어려운 것도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출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의 전기차 시장 잠식을 막고 자국 내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미국은 또 전기차 대비 내연기관차에 대한 선호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이웃 일본 시장의 경우는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로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 업체에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기차에 대한 구매력이 좋고 경제 규모 측면에서도 좋아 중국 전기차가 진출하기에 좋은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은 전기차의 구매력이나 경제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봤을 때 좋은 시장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세계화의 일환으로 한국에도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中 전기차 공세에 속수무책…현재로선 뾰족한 대응 방안 無

중국 전기차 업체가 국내 시장에 속속 상륙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기존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에 더해 기술력 부문에서도 치고 올라오자 국내 업체들의 부담이 한층 커져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처럼 관세를 매길 수도 없는 처지다. 중국이 한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라서 관세 부과 등으로 갈등이 생길 경우 보복 등에 따른 피해는 대부분 우리 몫이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난제는 중국 전기차가 가진 가격 경쟁력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전기차의 성능이 한국 전기차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을 내고 가격 경쟁력도 상당히 높다”며 “가격 경쟁력 면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딱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철완 교수도 “시장 경제에서 보조금 없이도 팔리는 전기차가 들어오는 데 대응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정부가 대응을 나서는 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 업계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으니 걱정하는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국내 업체가)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자꾸 정부에게 (중국산 전기차를) 막아달라 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는 중국이 석권했다. (국내 업체가) 기술 개발을 열심히 해서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또 수익성에 문제가 생겨 장기적인 투자에 걸림돌이 된다. 현재 마땅한 방안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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