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한 미국 우주테크 ETF는 기초지수 산출 방식에 따라 편입 종목의 성격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투자자는 개별 상장지수펀드가 순수 우주 기업에 집중하는지 혹은 전통 방위산업을 포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편입 종목의 차이는 펀드의 기초 체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우주 산업은 기존의 산업 분류 기준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거나 구분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자산운용사는 자체적인 데이터 스크리닝과 알고리즘을 통해 우주 산업의 투자 범위를 설정한다. 결과적으로 펀드별 투자 대상 유니버스와 최종 편입 종목의 가중치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상위 편입 종목을 기준으로 5개의 미국 우주 ETF는 크게 두 가지 포트폴리오 방향성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재사용 발사체나 저궤도 위성 통신 등 신생 우주 기술 기업에 투자 비중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기존 항공우주 산업의 대형주를 혼합하거나 도심항공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편입하여 변동성을 통제하는 전략이다.
순수 우주 기업의 비중이 높을수록 특정 기술 개발의 성공 여부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높아진다. 반면 대형 방위산업체가 포함된 포트폴리오는 거시경제의 충격을 방어하는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신생 우주 기술 기업 위주의 집중형 포트폴리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는 순수 우주 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들은 우주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상업용 발사체 기업 및 위성 통신 기업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편입한다. 두 ETF는 전통 방산 기업을 철저히 배제하고 우주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속한 기업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는 우주 산업의 파괴적 혁신성에 수익률을 연동시키려는 의도다.
4월 22일 기준 TIGER 미국우주테크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소수 종목에 대한 집중도가 극단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상업용 발사체 기업인 로켓랩 비중이 26.8%에 달하며 달 탐사선 개발 기업인 인튜이티브머신스를 17.9% 편입하고 있다. 3D프린팅 우주 부품 제조사인 레드와이어 비중도 14.5%를 기록했다. 상위 4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구조를 취하고 있다.
SOL 미국우주항공TOP10 역시 단일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트폴리오 배분 특성을 보여준다. 편입 종목 최상단에 위치한 로켓랩 비중은 27.2%로 TIGER 미국우주테크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에이에스티스페이스모바일 14.4%와 에코스타코퍼레이션 12.8%를 편입하여 위성 통신 네트워크 섹터의 비중을 높였다. 플래닛랩스와 같은 위성 데이터 분석 기업도 10.1%를 편입해 우주 통신 생태계 전반에 자산을 집중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도 순수 우주 산업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운용 전략을 쓴다. 위성 통신 기업인 에코스타코퍼레이션을 21.3% 비중으로 편입해 포트폴리오 1위에 배치했다. 로켓랩 비중은 20.2%를 기록하여 상위 2개 종목에 펀드 자산의 40%이상이 배분되어 있다.
순수 우주 기업들은 기술 개발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 가치가 단기간에 크게 변동하는 특성을 가진다. 발사체의 궤도 진입 성공이나 새로운 통신망 구축 등 개별 기업의 프로젝트 결과가 주가에 즉각 반영된다. 이로 인해 해당 기업들에 자산을 집중한 펀드는 벤치마크 대비 월등히 높은 변동성을 수반하게 된다. 산업 전반의 흐름보다 상위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 이슈가 펀드 전체 수익률을 좌우한다.
대다수의 신생 우주 기업은 아직 영업 활동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글로벌 자본 조달 환경이 악화되거나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러한 재무적 요인은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리스크가 된다.
전통 방위산업 및 도심항공모빌리티 혼합 전략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은 우주 산업과 전통적인 항공 방위산업을 포트폴리오에 혼합하여 운용한다. 편입 비중 1위는 22.2%를 차지한 로켓랩이지만, 상위권 이하의 종목 구성은 순수 우주 집중형 ETF와 명확히 다르다. 오랜 업력을 지닌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항공 기업들을 포트폴리오 하단에 고루 배치했다.
KODEX 미국우주항공의 구체적인 편입 내역을 보면 보잉 3.7%를 비롯해 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 3.6%가 포함되어 있다. 제너럴에어로스페이스는 3.3% 편입되었으며 트랜스다임그룹 등 항공 부품 제조사도 포트폴리오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전통 기업들은 국가 주도의 국방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니고 있다. 신생 우주 기업의 밸류에이션 변동성을 통제하고 펀드 전체의 장기 성과를 방어하는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
하나자산운용의 1Q미국우주항공테크는 우주 기술에 더해 도심 영공을 활용하는 모빌리티 산업까지 투자 대상을 확장했다. 타 ETF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업과 빅데이터 분석 기업을 핵심 편입 종목으로 선정했다. 기존 우주 산업의 틀을 벗어나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신산업 전반의 성장성을 펀드 수익률에 연동시킨 것이다. 인공지능과 항공 데이터의 결합 트렌드를 포트폴리오 비중에 직접적으로 반영했다.
1Q미국우주항공테크의 상위 편입 종목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 개발사인 조비에비에이션이 13.9% 비중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종 업계의 아처에비에이션은 6.1% 편입되었으며 전기 항공기 개발사인 베타테크놀로지스도 8.3% 비중을 차지한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 팔란티어를 9.2% 비중으로 담았으며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만 등 대형 방산업체도 포함했다. 이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관련 ETF 중 우주와 도심 영공을 아우르는 가장 넓은 범위의 포트폴리오다.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채택한 ETF들은 개별 우주 기술 기업의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급격한 수익률 하락을 1차적으로 방어한다. 대형 방산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이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주 테마가 단기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순수 우주 집중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 상승폭이 다소 둔화될 확률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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