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위험규제 완화..생산적 금융 저수지 더 크게

금융당국,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 자본규제 합리화로 99조 자금 공급 여력 확보

경제·금융 | 김세형  기자 |입력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과 보험권에 대한 자본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생산적 금융 활성화 차원에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일종의 정책 추경 조치"라며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위기 극복과 우리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은행과 보험권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은행에 대해서는 운영리스크 산출 규제를 완화하고, 보험에 대해서는 위험계수를 조정해준다는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은행권은 기업대출용 74조5000억원, 보험업권은 인프라대출용 24조2000억원 등 최대 총 98조7000억원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우선 은행권은 연평균 손실금액 5% 이상의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해 이를 자본비율상 운영리스크로 3년 이상 인식한 경우 운영리스크 산출에서 빼주기로 했다.

최근 수년새 횡령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적발되면서, 운영리스크 손실사건 규모가 증가했다. CET1(보통주자본)으로 대표되는 자본비율 산출 시 운영리스크는 10년간 반영됐다.

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운영리스크가 포함된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산출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운영리스크 금액이 줄어들면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기자본을 유지할 필요가 그만큼 줄고, 대출 여력이 생긴다.

다만, 이 경우 일정 요건을 갖춰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해당 사업을 전면 폐지했거나 충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등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거치게 된다.

승인을 받고 유사한 손실사건이 재발하면 사업 재개 때 자본규제상 페널티를 부여한다.

이달 말부터 금감원을 통해 심사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은행권의 구조적 외환포지션 승인 대상을 해외 장기 지분투자와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구조적 외환포지션은 환율 변동에 따른 자본비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포지션으로, 시장리스크 산출 시 제외된다. 시장리스크도 위험가중자산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이므로, 시장리스크가 감소하면 은행에 자금 여력이 생긴다.

이밖에 은행이 재개발하는 신용평가모형을 종전보다 신속하게 처리해 기업 선별 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에 추가 자본을 요구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는 대내외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도입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즉시 도입이 미뤄졌다.

보험업권도 각종 위험액 산정 방식을 바꿔 자금 공급 여력을 늘려주기로 했다.

보험권은 지급여력비율(K-ICS)을 건전성 지표로 사용한다. 이는 보험사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생겼을 때 손실(요구자본) 대비 활용 가능 자본(가용자본)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보험사의 주식과 지분투자에 따른 주식위험액을 낮춰주기로 했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프로그램에 투자할 때 적용하는 위험계수를 49%에서 20% 이하로 낮춘다.

이를 위해 정책프로그램 특례를 신설하고, 장기보유 특례 적용대상에도 비상장주식·펀드를 포함해 정책프로그램에 10년 이상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면 특례가 적용되도록 한다.

적격 벤처투자의 위험계수도 49%에서 상장주식 수준인 35%로 낮추고, 위험계수 20%가 적용되는 인프라 특례의 범위를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기반시설 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보험사들도 기존의 장기국채 외로 투자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절감 중"이라며 "펀드 존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정책펀드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매칭 조정 제도를 활용해 보험사의 대출·채권 관련 신용위험액도 줄여줄 예정이다.

현재는 자산과 부채의 현금흐름이 고정되면서 100% 매칭될 것을 요구해 미스매칭률이 0%지만, 앞으로는 변동금리 자산에 미스매칭률 10% 이내에서 매칭 조정을 허용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위험액을 측정했던 레버리지펀드와 블라인드펀드 관련 위험액 측정방식 규제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대신 보험권의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본 적립 기준은 강화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80% 구간의 주담대 위험계수를 은행권 수준에 맞춰 기존 3.5%에서 4.0%로 상향 조정된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한 현 정부 기조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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