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성과 성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마지막 퍼즐인 재무와 밸류에이션에서 자본시장 신뢰를 얻는 데 집중했죠.
김세왕 리센스메디컬 최고재무책임자(CFO)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리센스메디컬 재무 사령탑인 김세왕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스마트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한 이야기다.
냉각 의료기기 기업인 리센스메디컬은 최근 수요예측을 마치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앞뒀다. 18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르면 가격 미제시를 포함해 참여 기관 100%가 희망(9000원~1만1000원) 상단 가격을 제시했다. 락업(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도 63.9%로 높았다.
엠엘투자자문이 운영하는 메타로고스 일육공 IPO에 따르면 리센스메디컬 투자 점수는 93점에 달한다. 카나프테라퓨틱스(79점), 아이엠바이오로직스(88점), 한패스(87점), 메쥬(89점) 등 최근 공모 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장기화로 불거졌던 일각 우려를 말끔하게 털어낸 결과다.

김 CFO는 증권신고서에 나타난 재무 불확실성을 숫자에 기반한 명확한 해결책으로 씻어냈다. 파격적인 원가 절감 계획과 계량할 수 있는 성장 가치, 시장 친화적인 보수적 밸류에이션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김 CFO는 가장 먼저 시장 우려를 샀던 매출채권 이슈를 '과거에 한정된 초기 벤처기업 성장통'으로 제한했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입증된 턴어라운드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당사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보니 우리 제품을 팔아주겠다는 거래처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현재는 글로벌 인지도와 매출이 크게 높아져 안정적인 총판 위주로 우량 거래처를 선별할 확고한 기준과 힘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30~100% 선결제 조건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매출채권에 대한 선제적 방어막인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보험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험금 수령으로 해외 매출채권 미회수 이슈를 방어한 히스토리가 총판 우려를 덜었다.
재고 효율 역시 극적으로 개선했다. 영업 조직을 신설하고 연 단위 장기 계약 의존 방식을 분기 단위 계약으로 전면 재편했다. 김 CFO는 "안정적인 재고 통제로 적정 수준만을 유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매출과 재고자산이 비슷한 수준으로 묶였으나 2024년에는 92억원 매출에도 재고가 36억원 수준"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공정 내재화로 쏘아 올린 '수익성 퀀텀점프' 서사
리센스메디컬이 자신하는 가시적 성장 엔진도 마진율 퀀텀 점프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할 공모금으로 소모품(카트리지) 생산 공정 내재화를 계획한다. 반복 매출을 창출할 소모품에 수익성을 더한 구독 경제식 모델이다. 성장 서사만을 써온 리센스메디컬에 안정 서사를 더한 셈이다.
김 CFO는 "기존 외주 생산 체제에서는 소모품 원가가 4~5달러에 달해 수익성 확대 걸림돌이었다"며 "공모 자금을 투입해 자체적인 공정 내재화를 이룩하고 제조 원가를 2.4달러 수준으로 56% 절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가가 극적으로 낮아진 만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 가격 정책도 가동한다. 김 CFO는 "기존 해외 시장에 평균 15달러로 공급하던 소모품 가격은 7달러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며 "공급가를 파격적으로 낮춰 시장을 공략해도 66%라는 높은 이익률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 안구 냉각 마취기 오큐쿨 잠재력 역시 병원 투자수익률(ROI) 데이터로 명쾌하게 입증했다. 그는 "시술 프로세스가 극단적으로 빨라져 의사들이 하루에 환자를 20% 더 볼 수 있다"면서 "환자당 추가 이익을 보수적으로 20달러만 잡아도 150건 시술이면 기계 한 대 값(3000달러)을 모두 회수한다"고 말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낮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반복적인 기회비용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다. 이렇게 김 CFO가 강조한 '시간의 계량 가능한 경제 가치'는 리센스메디컬 제품을 쓸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기존 안과·피부과·동물병원 외에도 실버 헬스케어 등 확장 가능한 분야를 넓게 보고 있다.
FI에 시장친화적 밸류 설득 과제까지, 상장사 실무 경험 뒷받침
김 CFO가 관여한 공모 구조 역시 이례적일 만큼 주주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미래 실적 추정에서는 과거 최소주문수량(MOQ) 이행률 100% 미만인 거래처를 전면 배제하는 엄격함을 보였다.
이런 보수적 산정 이면에는 김 CFO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치열한 설득 작업이 있었다. 공모가 하락에 아쉬워할 수 있는 FI에 김 CFO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실적을 입증한다면 기존 투자자들이 실망하지 않을 진짜 기업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며 동의를 이끌어냈다.
리센스메디컬은 일반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주관사와 협의해 3개월 환매청구권(풋백옵션)도 부여했다. 이른바 공모주 90% 환불권으로 불리는 권한이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리센스메디컬 상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한 배경에는 김 CFO의 굵직한 이력이 자리한다. 김 CFO는 비상장사였던 랩지노믹스와 제테마에서 바이오·헬스케어 IPO를 경험한 재무통이다. 리센스메디컬 합류 시점은 회사가 본격적인 상장 준비 기틀을 다졌던 2021년이다.
김 CFO는 "상장을 하려면 결국 핵심 원천 기술 신빙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리센스메디컬 급속 정밀 냉각 기술은 향후 엄청난 시장성을 증명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압도적인 기술력 발판에 건전한 재무 구조만 장착하면 급성장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CFO 합류를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엑셀에 장착한 네비게이션, 운전은 현재 진행형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임 전문가 출신 창업자 김건호 대표가 엑셀이라면 상장사 출신 실무형 CFO가 내비게이션과 브레이크 역할에 가깝다. 결제 조건 강화, 재고 효율화, 원가 절감, 보수적 밸류에이션이 현재 성장 동력에 윤활유로 작용하는 배경이다.
상장 이후에도 김 CFO 역할은 막중하다. 성장 공간이 넓다 보니 한정된 자본을 언제, 어떻게 투입하는지에 따라 결과 값이 천차만별이다. 리센스메디컬이 바라보는 중장기 성장 방향에는 그간 회사가 경험해보지 못한 재무 옵션이 산적하다. 대기업 대상 라이센스 아웃(LO)과 혁신 기업 인수합병 (M&A),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설립 등이 대표적이다.
김 CFO는 "단순한 기기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혁신 기술과 검증된 재무 건전성을 모두 장착한 리센스메디컬 성장은 이제 막 본 궤도에 올랐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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