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트럼프 성비위 증언 포함된 엡스타인 문건 무더기 비공개 처리

글로벌 | 김나연  기자 |입력

트럼프 과거 성비위 의혹 담긴 FBI 수사 기록 고의 누락 의혹 1월 유사 문건 공개 사례와 대조…민주당, 의회 차원 조사 착수 법무부 "개인정보 검토 후 재공개"…백악관 "결백 입증" 반박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성비위 의혹이 담긴 수사 기록을 대거 비공개 처리했다. 이에 법무부가 정보 공개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한편, 의회 차원의 진상 조사가 예고되는 등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식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해뒀던 엡스타인 문건 중 4만7635건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온라인 열람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비공개 처리된 자료에는 2019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작성한 면담 기록 3건이 포함됐다. 해당 기록에는 한 여성이 1980년대 미성년자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으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기록에 따르면 익명의 이 여성은 2019년 엡스타인 체포 직후 FBI 요원들과 네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여성은 13~15세 무렵 엡스타인의 주선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으며, 두 차례의 추가 접촉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여성은 130명 이상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엡스타인 피해자 보상 프로그램'에서는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에서는 이번 문건 비공개 전환이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엡스타인 문건 투명성법'에 따르면 법무부는 증인 진술을 대중에 공개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력 인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파일 공개를 보류하거나 편집하는 행위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다. 정부는 지난 1월에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서를 대거 공개한 바 있다. 때문에 유독 이번 문건만 비공개 처리된 배경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부적절하게 분류된 자료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법무부는 피해자의 개인정보와 민감한 이미지를 가린 뒤 주말까지 재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대변인은 "역사상 가장 투명한 법무부"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백악관은 비공개된 파일들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결백을 입증한다는 입장이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누구보다 엡스타인 피해자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방 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결국 향후 법무부의 문건 재공개 내용과 의회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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