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당신의 연금 계좌는 안녕하십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투자자는 드물다. 2026년의 자본시장은 AI의 폭주와 매크로의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고차방정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정환 상무는 세대별로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을 쌓아야 할 30대에게 필요한 건 시간의 복리이고, 매달 생활비가 절실한 60대에게 필요한 건 현금 흐름이다. 이정환 상무는 타이밍을 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는' 세대별 맞춤형 ETF 처방전을 제시했다.
● '72의 법칙' 완성할 한·미·중 3각 편대
매월 100만원 내외를 적립할 수 있는 30대 직장인에게 이정환 상무가 제시한 키워드는 '황금 밸런스'다. 그는 한국, 미국, 중국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3각 편대' 전략을 추천했다.
이 전략의 핵심 엔진은 TIGER 미국 S&P500이다. 미국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65%를 차지하는 성장의 심장이자 포트폴리오에서 뺄 수 없는 핵심 코어(Core)다. 다만 이정환 상무는 "미국의 전 세계 GDP 비중은 25% 미만인 만큼, GDP 대비 시가총액이 높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미국에만 '몰빵'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 그는 TIGER 차이나테크 TOP10을 지목했다. 중국은 미국과 정반대로 GDP 비중 대비 시총이 낮아 만성적 저평가 상태다. 이정환 상무는 이 때문에 미국 증시가 흔들릴 때 자금이 이동하는 대체재로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TIGER 200 역시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을 근거로 필수 편입을 권했다. 그는 한국을 두고 "이제는 단타 시장이 아니라 모아가는(Buy & Hold) 시장으로 바뀌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환 상무가 이토록 '균형'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72의 법칙' 때문이다. 자산이 2배가 되는 시간(72÷수익률)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수익률 자체보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시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 6% 수익률이면 약 12년, 연 9%면 약 8년 만에 자산이 2배가 된다. 그는 특정 국가가 부진할 때 다른 국가가 받쳐주는 이 3각 편대 구조만이 투자자가 소외감(FOMO)을 이기고 복리의 마법을 끝까지 누리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 연 10%의 '마르지 않는 월급' 설계
반면 현금 흐름이 끊긴 은퇴자에게 '장기 투자'는 사치일 수 있다. 이정환 상무는 변동성을 일부 감내하더라도 예금 이자를 압도하는 '연평균 10% 수준의 월 분배금' 조합을 해법으로 내놨다. 핵심은 고갈되지 않는 '지속 가능성'이다. 그는 특히 과도한 분배율 경쟁으로 원금이 훼손되는 구조를 경계하며 은퇴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을 '제 살 깎아먹기'식 고배당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서로 다른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를 혼합한 '인컴 3종 세트'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연 15% 수준의 높은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타겟데일리 커버드콜과 연 7% 수준의 분배금과 한국 시장의 성장을 공유하는 TIGER 200 타겟위클리 커버드콜, 주식 시장과의 상관관계를 낮춘 연 8% 수준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섞는 방식이다. 세 상품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다면 기대 분배수익은 연 10% 안팎으로 계산된다.
이에 대해 이정환 상무는 "기초 지수의 20~30년 장기 데이터를 분석해 원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적의 분배율을 설계했다"며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활용하면 절세 효과까지 더해져 현금 흐름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계좌의 골키퍼 '영구 포트폴리오'
전쟁이나 금융 위기 같은 '블랙 스완(Black Swan)'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정환 상무는 위기 대응을 묻는 질문에서 자산을 어떻게 '잃지 않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레퍼런스로 영구 포트폴리오(Permanent Portfolio)를 꺼내 들었다.
영구 포트폴리오는 주식, 채권, 금, 현금(달러)을 각각 25%씩 4등분하는 고전적 자산 배분 전략이다. 이를 ETF 상품으로 구현하려면 위기 시 급등하는 안전자산인 TIGER KRX 금현물과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는 TIGER 미국 초단기 국채 같은 수단이 축이 된다.
실제로 과거 금융 위기 등 시장 폭락기에 이 전략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전체 포트폴리오의 손실(MDD)이 -7% 수준으로 방어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장에서는 연 7~8%의 완만한 수익을 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계좌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주는 '골키퍼'인 셈이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방어력이 계좌의 수명을 좌우하고, 결국 이런 방어 자산이 '버티는 힘'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정환 상무는 이 지점에서 '시간이 만들어내는 보상'을 배당으로 설명했다. 그는 '투자 원금 대비 배당 수익률(Yield on Cost)' 개념을 강조하며 "과거 1만원에 배당주 ETF를 산 투자자는 주가가 오른 지금, 매수 원금 대비 7.5% 이상의 배당 수익률을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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