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거센 매도 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2월 4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자금 흐름을 집계한 결과, 주요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8억284만달러(약 1조1800억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탈출'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부동의 1위 운용사 블랙록이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iShares Bitcoin Trust(IBIT)에서는 지난 1주일 동안 무려 6억5826만달러(약 9700억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는 전체 유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해 앞다퉈 현금 확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레이스케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Grayscale Bitcoin Trust(GBTC)는 이번 주에도 1억7608만달러(약 26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자산 감소세를 이어갔다. 비싼 수수료와 차익 실현 욕구가 맞물리면서 GBTC는 출시 이후 줄곧 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어왔다.
중소형 운용사들의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 도미노가 일어났다. '돈 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 21Shares Bitcoin ETF(ARKB)는 1주일간 7297만달러(약 1100억원)가 순유출됐다. 기술주와 혁신 자산 선호도가 높은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의 고객들마저 현재 시장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비트와이즈가 운용하는 Bitwise Bitcoin ETF Trust(BITB) 역시 하락장을 피해 가지 못했다. BITB는 지난주 2841만달러(약 420억원)가 빠져나가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레이스케일이 야심 차게 내놓은 저가형 상품인 Grayscale Bitcoin Mini Trust(티커: BTC)마저 377만달러(약 55억원) 소폭 유출을 기록해, 시장 전반에 매수 대기 자금이 말라붙었음을 보여줬다.
선물 기반 ETF인 ProShares Bitcoin ETF(BITO)로 3743만달러(약 550억원)가 유입된 점은 특기할 만하다. 현물 ETF에서 1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선물 ETF로 자금이 들어온 것은, 하락장에 베팅하거나 단기 변동성을 이용하려는 헤지(Hedge) 수요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는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을 기대하는 순수 투자 자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자금 흐름(YTD)을 보면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피델리티의 Fidelity Wise Origin Bitcoin Fund(FBTC)는 연초 대비(YTD) 8억3729만달러(약 1조2300억원)가 순유출된 상태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 또한 YTD 기준으로 5억621만달러(약 7400억원)가 빠져나가며 자금 이탈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2026년 2월의 비트코인 ETF 시장은 '매도 우위'가 확실한 형국이다. 당분간 시장을 반전시킬 뚜렷한 호재가 없다면 이와 같은 '자금 엑소더스'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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