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을 떠난 고객들이 11번가를 비롯한 대체재를 찾아 고민하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유통사들도 쿠팡의 ‘로켓배송‘을 겨냥한 강화된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탈팡’ 유목민들을 흡수하기 위해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
8일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쿠팡을 떠난 고객 수는 약 370만 명으로 드러났다. 쿠팡을 떠난 고객의 6.2%(23만947명)는 동일 업종 내 이탈로 집계됐으며, 11번가는 그중 34.3%인 7만9275명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11번가는 주 7일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을 앞세운 ‘슈팅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쿠팡을 버린 고객을 유인했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만 11번가 '슈팅배송' 상품을 처음 구매한 고객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3배(229%)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 '슈팅배송'은 오전 11시 이전 주문 시 당일배송(수도권 지역 대상), 자정 전 주문 시 전국 익일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역시 쿠팡 사태에 반사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한 달간 6만3195명의 탈팡족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유입됐으며, 구글 플레이 쇼핑 앱 기준으론 신규 설치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비슷한 시스템을 보유했다는 점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신규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네이버가 선보인 ‘컬리N마트’, 멤버십 전용인 그로서리 배송 혜택은 쿠팡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의 배송을 유사하게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라고 설명했다.
탈팡족 5만1225명을 흡수한 G마켓은 ‘주말에도 도착보장’ 프로모션을 통해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매주 생필품과 가공식품 위주의 특가상품 3종을 엄선해 할인가에 판매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SSG닷컴은 같은 기간, 11번가·네이버·G마켓에 비해 적은 수인 3만4067명의 탈팡족을 흡수했다. SSG닷컴은 7일 월 구독료 2900원에 장보기 결제 금액의 7%를 고정 적립해 주는 ‘쓱세븐클럽’도 새로 출시했다.
쿠팡이 주춤한 틈을 타 공격적 마케팅으로 이커머스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쓱세븐클럽 회원에게는 신세계백화점몰과 신세계몰 상품 구매 시 사용 가능한 7% 쿠폰, 5% 쿠폰을 매달 지급한다.
소비자들의 쿠팡 대안 탐색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경쟁사가 갖는 기대도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청문회 등에 따라 소비자 반감이 확산하면서 쿠팡을 중심으로 고착화됐던 '빠른 배송'에 대한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 (대체 앱의 성장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대안을 적극 탐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해당 흐름이 단기 트래픽 증가를 넘어 중장기 고객 '락인(Lock-in)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온라인 쇼핑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에 대한 반감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는 고객들이 생긴 만큼, 대체 앱 트래픽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고객들이 중요하게 여기던 상품의 다양성, 배송의 속도와 편의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탈팡족은 쿠팡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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