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2026년 국내 ETF 시장은 ‘피지컬AI’로의 기술적 진화와 ‘신냉전’이라는 지정학적 질서 재편이 맞물리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은 2026년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원년으로 규정했다.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노동력을 제공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 동시에 미·중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경제 안보’가 투자의 핵심 상수가 됨에 따라,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금·채권 혼합 전략과 주주환원율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피지컬 AI'와 '경제 안보'
한화자산운용이 2026년 가장 주목하는 테크 트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지난 수년간 시장을 달궜던 AI 열풍이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소프트웨어 중심이었다면, 2026년부터는 AI가 로봇이라는 신체를 입고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한다는 것. 즉, ‘피지컬 AI’ 시대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찬우 한화자산운용 ETF운용매니저는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컴퓨터 화면 속에서 답을 주는 AI를 넘어, 로봇을 통해 물리적 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26년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인 양산과 핵심 기업들의 상장이 맞물리는 시점이라는 데 주목했다. 박 매니저는 “유니트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같은 선두 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되어 있어 산업 성장세가 매우 가파를 것”이라며, 관련 유망 상품으로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를 제시했다.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의 6개월 수익률은 62.47%(17일 기준)로, 국내 유사 테마 ETF 중 수익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신냉전’ 기조가 장기화되는 ‘뉴노멀’ 시대의 생존 전략이 강조됐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파생되는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팀장은 2026년 시장을 주도할 3대 핵심 축으로 △방산(군비 경쟁) △AI 및 반도체(테크 경쟁) △전력 및 에너지(에너지 경쟁)를 꼽았다. 그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댄 테마보다는 국가 안보 및 에너지 자립과 직결되어 실질적 수혜가 예상되는 ‘경제 안보’ 관련 산업 테마가 더욱 견고하게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변동성엔 '금·채권' 혼합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하방 압력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금리 인하 기조와 달러 약세 가능성, 통화량(M2) 증가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면서 PLUS 금채권혼합을 추천했다.
김은총 ETF운용매니저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조정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금과 채권을 혼합한 전략이 유효하다”며 “PLUS 금채권혼합은 금과 채권을 5대5 비중으로 배분한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이러한 배분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동시에, 금의 자산 가치 보존 기능과 채권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함께 추구하여 하방 위험 방어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장기 투자자와 퇴직연금 운용을 위한 코어 자산 전략도 추천했다. 윤준길 팀장은 “ETF는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쉽게 구축할 수 있어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수단”이라며 PLUS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를 소개했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지수와 안전 자산인 미국 단기채에 절반씩 투자하는 구조다.
윤 팀장은 “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림 없는 투자를 도울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계좌의 안전자산 의무 비중(30%)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연금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우량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복리 효과를 노리는 ‘PLUS 고배당주’도 코어 자산으로 추천했다.
● 주주환원과 'AI 버블' 경계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총주주환원율’을 새로운 투자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구체화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발의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기업들이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
박찬우 매니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국면에서는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률을 모두 고려한 총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를 추천했다. 이는 정책 수혜와 맞물려 실질적인 기업 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종목들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낙관적인 전망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잠재적 위험(블랙 스완)을 지적했다. 윤준길 팀장은 2026년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AI 버블론의 현실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리·환율 급등’을 꼽았다.
윤 팀장은 “현재의 증시 상승세는 상당 부분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다”며 “만약 대규모 투자가 실질적인 기업의 이익으로 증명되지 못할 경우 기술주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중 패권 경쟁 등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공급망 비용이 상승할 경우, 이것이 물가를 자극하고 다시 긴축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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