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본질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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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협력 자체를 반대한 적 없어 "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이 문제"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협력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1년 이상 경영권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22일 영풍·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협력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해당 사업을 명분으로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문제 제기를 ‘미국 제련소 건설 반대’ 또는 ‘한미 협력 부정’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입장문에서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합작파트너인 미 정부 조달금액이 상환 의무가 있는 차입금으로, 금리 역시 6%대로 고금리라는 점을 지적한 것.

첫 번째 포인트는 자금 구조다. 최윤범 회장 측이 ‘미국이 제련소에 투자한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합작법인(JV) 설립 구조상 미국 전쟁부와 전략적 투자자(SI)가 출자하는 금액은 총 6억 달러 수준이며, 고려아연 역시 약 9000만 달러를 출자한다”면서 “반면, 미국 정부로부터 조달되는 12억5000만 달러는 상환 의무가 있는 ‘차입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사업법인이 조달하는 46억9800만달러 규모 장기 신디케이트론 역시 미국 국방부 및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되는 차입금이라는 지적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전액 채무보증이 수반된 차입은 회계·재무적으로 사실상 보증 제공 회사가 직접 차입한 것과 동일한 위험을 부담한다”고 꼬집었다.

두번째 지적 포인트는 금리다. 최윤범 회장 측이 신디케이트론 금리를 ‘저리 금리’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3년물과 5년물 회사채를 각각 3.05%, 3.287%에 발행했으며, 이전에도 3% 초반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 왔다”며 “이에 비해 미국 신디케이트론은 평균적으로 6%에 가까운 금리 수준으로, 국내 조달 금리 대비 2~3%포인트 이상 높은 비용 구조”라고 반박했다.

마지막 지적 포인트는 공개되지 않는 정보다. 최 회장 측이 미국 정부 측이 제련소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인허가 및 정책 조율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시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합작법인(JV)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며, 향후 배당 및 계약상 수익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라며 “그럼에도 합작법인의 지분 구조, 비용 부담, 수익 배분 관계 전반은 공시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전쟁부에 대한 신주인수권 부여, 현지 제련소 운영법인과 JV 간 주요 계약 조건 역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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