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국내 아웃도어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주요 다운 제품의 충전재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표기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며 브랜드 신뢰도와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특히, 인기리에 판매중인 고가의 ‘1996 레트로 눕시 재킷’의 구스다운(거위털)’ 일부 제품이 실제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사이클 덕다운(재사용 우모)’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연맹은 해당 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소비자 기만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연맹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스페이스 운영사인 ㈜영원아웃도어가 판매한 다수의 다운 제품에서 충전재 표시와 실제 사용된 소재가 다르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들은 온라인 상품정보상 ‘우모(거위) 솜털 80%, 깃털 20%’ 등으로 표기됐지만, 실제로는 기존 이불 등에서 수거해 재가공한 ‘재사용 우모’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재사용 우모는 거위털과 오리털의 구분이 어렵고, 원료의 출처와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일반 소비자가 인식하는 ‘구스다운’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노스페이스는 이런 사실을 상품 상세 정보 어디에도 밝히지 않아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제한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 된 제품 상당수는 노스페이스의 대표 인기 상품인 눕시 다운으로 알려졌다. 노스페이스는 눕시다운의 인기에 최근 가격까지 인상했다.
소비자연맹은 “다운 제품의 충전재 종류와 사용 이력은 가격, 보온성, 내구성, 선호도에 직결되는 핵심 정보”라며 “저렴한 재사용 우모를 사용하고도 이를 거위다운으로 표시한 것은 소비자가 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오인하도록 만든 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충전재 오표기가 확인된 제품은 상품명 기준 13개, 품번(모델) 기준으로는 총 28개 모델에 달했다. 이 가운데 11개 모델은 재사용 우모를 사용했고, 일부 제품은 오리털과 솜(폴리에스터)을 혼용하거나 솜 100% 충전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남녀 모델별로 충전재 구성이 다른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노스페이스는 자사 공식몰과 SNS에서 재사용 우모를 ‘GRS 인증 리사이클 다운’으로 소개하며 ‘700 필파워’, ‘다운 클러스터 80%’ 등 고성능 프리미엄 다운 수준으로 표시·광고해 왔다. 소비자연맹은 “재사용 우모 특성을 고려할 때, 해당 수치에 대한 객관적 실증 자료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스페이스 측은 이번 사안을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라고 설명하며 온라인 구매자에 한해 환불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제품이 어떤 기간 동안, 어떤 내용으로 표시됐고, 실제 판매수량이 얼마나 되는 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환불 대상을 온라인 구매자로 한정한 점 역시 오프라인 구매 소비자, 이미 착용한 소비자 등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게기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연맹은 소비자 알 권리와 피해 구제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 △소비자 피해 범위의 명확한 규명 △투명하고 실효성 있는 환불·보상 조치 △다운 제품 전반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필요한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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