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상충 주관 점검] 고평가 종목 통해 이중 수수료 얻었다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주식 고평가, 주가 떨어지자 자사주 신탁 수수료 

이해상충 주관 점검

자본시장의 꽃이라 불리는 IPO(기업공개).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주관사와 발행사 간의 복잡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스마트투데이는 시리즈 [이해상충 주관 점검]을 통해 상장 전후 발생한 증권사와 기업 간의 이해상충 이슈와 그로 인한 자본시장의 그늘을 면밀히 추적합니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KB증권이 과거 고평가 상장으로 이중 이익을 얻었던 종목 주가가 현재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 주관으로 지난 2021년 10월 상장했던 리파인은 이날 1만 3640원에 마쳤다. 공모가 2만 1000원보다 35% 낮다. 회사 주가는 첫날부터 1만 4300원으로 주저앉은 뒤 이듬해 6860원까지 내렸다.   

주관사였던 KB증권은 공모 전부터 수년 넘게 투자 일임형 수익 증권과 ELS, 장외주식 신탁 등으로 리파인에게서 이익을 얻었다. 리파인과 KB증권은 상장 첫날이 지나자마자 주가를 안정시켜 주주 가치를 보호하겠다며 자사주 신탁 취득 계약을 맺었다.

주가 안정을 위해서도 증권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신탁보다는 직접 취득이 유리하다.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면 신탁 계약을 했을 때보다 자사주 매도가 어렵다.

결과적으로 KB증권은 주관 인수 수수료에 자사주 신탁 취득 수수료까지 이중 이익을 챙겼다. 특히 주가 안정 목적 신탁 취득 수수료는 공모가 고평가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이익이다.

동맹 관계는 2023년 4분기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때 리파인 경영진은 자사주 신탁 취득 증권사를 NH투자증권으로 변경했다. 이후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움직임을 달리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주관 업무 수행에 따른 의무 발간이 끝나자 더는 리파인에 우호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그 자리는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채웠다. 이전까지는 ‘미드스몰캡 탐방백과’ 일환으로만 한 차례 리파인을 다뤘던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에만 리파인 보고서 3건을 냈다.    

IPO 업계 관계자는 "이해상충 방지 차원에서 다른 영업부 사업과 리서치센터는 독립적이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영향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잇따른 선행 매매 사례를 보더라도 증권사 컴플라이언스에 구멍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의무 발간 기간이 끝나고도 미드스몰캡 종목을 커버하는 리서치센터는 거의 없다"면서 "보고서 발간 중단과 자사주 신탁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무발간 기간에 긍정적 서술이 포함된 것은 주가와 무관하게 회사 실적이 튼튼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과 리파인 관계는 리파인 경영진이 스톤브릿지캐피탈·LS증권이 꾸린 리얼티파인에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완전히 틀어졌다.   

리얼티파인은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으로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 했다. EB는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으로 자사주 매각 성격을 띤다. 주주들에게 주식 가치를 나누는 자사주 소각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자주 활용하는 수단이다.  

리파인은 지난 4월18일 연 6% 이자를 3개월마다 지급하는 EB를 약 355억 원어치 발행해 최대주주인 리얼티파인에 팔았다. 7월22일 리얼티파인이 이를 전환하면서 지분율 34.05%를 47.96%로 끌어올렸다. 이날 기준 리파인 시총은 2364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LS증권이 리파인을 상장 폐지시켜 증시 대신 인수합병 시장에서 거래하는 시나리오를 기정 사실화했다. 비상장 종목은 상장 종목에 비해 주주 보호망이 얇아 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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