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한민형 기자| 영풍이 소액주주들로부터 주주환원 등 밸류업 방안을 놓고 거센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영풍은 현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며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영풍 경영진이 고려아연 지배권 확보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자사의 소액주주들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10년간 자기주식을 소각한 적이 없다. 투자자 소통 창구인 IR(기업설명회)팀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고려아연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자체가 ‘내로남불’이란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풍의 주주연대가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에 가입한 것은 물론,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이사와도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머스트운용에 이어 싱가포르 헤지펀드 운용사인 메트리카파트너스까지 영풍에 주주행동주의 행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까지 가세해 주주보호와 영풍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개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의 지분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영풍에 자사주 전량 소각과 기업가치제고 공시를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 메트리카는 이달 초 영풍의 주주환원율 목표 등을 명시한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영풍이 주가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도 행동에 나섰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지난 9일 “한 달 전쯤 영풍 측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조만간 소송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영풍의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주의 연대에 나선 데는 그간 영풍이 보여준 행보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 경영진이 주주친화정책에 소홀한 행보로 기업가치를 낮춘 것도 모자라, 배당금 지급 부풀리기 공시 등을 통해 주주들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14배 수준으로, 사실상 증시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 PBR은 기업 주가를 장부상 가치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은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영풍은 지난 10년 동안 자사주를 한 주도 소각하지 않았다. 2024년 6월 말 기준, 영풍 보유 자사주는 12만 1906주다. 2014년 보유 중인 자사주 규모와 동일하다. 이 때문에 주주가치와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적받아 왔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 덕이다. 다만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한다면, 일반 주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최대 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적대적M&A를 시도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해선 자사주 소각 등을 압박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면서 영풍 주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영풍이 배당 지급 규모를 실제보다 더 부풀려 공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영풍이 최근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최대 9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했다고 공시했지만, 실제 3년 평균 배당률은 26.8%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영풍은 투자자 소통 창구인 IR팀이 별도로 없어, 사실상 주주들이 영풍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수단은 경영공시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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