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청소년기로 접어들면 육아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마음이 앞서 양육 가이드를 제시하는 대중매체를 통해 무수한 정보를 전달받고 배워보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실제로 한 번쯤 통했다고 하더라도 지속성을 가지고 유지하기에는 그저 이상적으로만 보일 뿐이다.
괜스레 영상 속‘내 아이 제대로 키우는 법’에 열정을 담아 강의를 해주던 전문가가 책에서 나올 법한 꿈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 울컥하기 일쑤이다. 결국 그 분노의 끝에는 전문가를 지나 부모 자신을 가리키게 되고 ‘부족한 엄마’임을 탓하며 자책감과 후회로 뒤덮여 버리게 된다. ‘애 하나는 잘 키웠다’ 며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의 소리를 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손 댈 수도 없이 달라져 버린 걸까?
잘 생각해보면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아이의 발달 수준(지점)이나 여러 생물학적, 사회적인 환경의 변화들은 크게 달라지게 되는데 부모는 아이의 상황과 변화는 눈치채지 못한 채 지금껏 해왔던 양육방법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이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양육방법이 충돌하면서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서 “내 마음대로 좀 할게요. 왜 엄마 뜻대로만 하려고 하세요?”라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청소년기에 닿으면 자녀는 생물학적 발달에서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증가,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성 정체성을 보다 뚜렷하게 찾기 시작하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뇌의 변화들도 자연스레 따르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르몬과 뇌의 변화에 따라 행동과 감정, 사고 등의 확장과 변화가 수시로 잇따르고 자신도 자기의 변화를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의 역할 혼미에 빠지기도 한다. 이는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면 누구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인데, 부모가 이러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아동기의 행동과 비교하며 자녀에게 “너 너무 바뀐 거 아니니? 이전으로 돌아와.” 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발달적 퇴행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자녀를 이해하고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내 아이가 발달 지점 중 어디쯤에 놓여있으며 그 발달 수준에 따라 어떠한 특징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부터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는 원하면서 정작 대화를 하고자 하는 상대인 자녀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에는 특히 남성의 경우 공격성 및 충동 억제의 어려움으로 여성은 우울, 회피, 등교거부 등이 관찰되는 가능성이 높아 ADHD증상을 떠올리는 경우가 잦은데 부모는 자녀에게 섣부르게 “너 ADHD 같아, 검사 좀 해보자”라며 겁을 주거나 하는 등의 훈육도구로 활용하지 않도록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ADHD는 말 그대로 부주의함과 과제수행능력, 집중력 유지, 기억력 등에 영향이 있는 주의력결핍형과 행동문제가 주를 이루는 과잉행동형으로 나뉜다. 타인의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끼어드는 경우가 많거나 착석유지에 어려움이 있거나, 차례 기다리는 것을 유독 힘들어 한다면 과잉행동-충동성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병원 또는 전문기관에 방문하는 것이 꺼려진다면 앞서 언급한 ADHD 증상 중 해당되는 것이 있는지 자가진단 해보고 그 과정에서 사춘기 자녀와 평소에 문제되었던 행동들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검사와 진단에 대한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춘기 시기에는 두뇌의 변화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조절 및 억제 실패 등의 행동이 따를 수가 있는데 공격성, 충동 조절 실패의 등의 이유로 자신의 일상 영위 혹은 무리생활의 어려움의 수준이 높고 관련한 반복적인 기관(학교)의 부정적 보고를 받는 경우에는 부모가 통제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객관적인 검사를 진행하여 적합한 지도를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BEAM 배경뇌파검사, 주의-집중력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종합주의력검사(CAT)와 더불어 아이의 고유한 기질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TCI 기질-성격검사를 활용해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강구하고 자녀 스스로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질 수 있도록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해 사소한 성공을 반복하고 거름이 되는 실패 경험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글.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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