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건설 부문 분할 풍문에 주가 20% 폭등

글로벌 |이재수 |입력

효성, "전력기기·건설 분리 추진 검토한 바 없어"

효성중공업 주가가 17일 오전 20% 이상 폭등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전력기기로 대표되는 중공업 부문을 존속회사로 남기고 건설 부문을 인적분할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그간 HD현대일렉트릭이나 LS일렉트릭 같은 변압기 관련주에 비해 푸대접을 받아왔다. 업황이 좋지 않은 건설 부문이 회사 안에 포함돼 있어 밸류에이션을 깎아 먹고 있었다.  

효성중공업은 사업부 분할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위해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들에게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인적분할을 통해 중공업 부문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건설업 부문을 신설법인으로 하는 사업분할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전력기기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크게 확대하는 상황에 발맞춰 건중공업 부문의 기업 평가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효성중공업의 주력 사업은 변압기와 차단기, 전동기 등을 포함한 전력기기(중공업) 부문과 건설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중공업 부문 매출은 지난 2021년 1조7천962억원에서 작년 말 기준 2조5803억원으로 2년 새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건설 부문은 같은 기간 1조2986억원에서 1조7203억으로 성장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872억원에서 83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율은 6.7%에서 4.8%로 줄었다. 

전력기기 부문은 인공지능(AI)발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슈퍼 사이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20배 이상 높은 변압기 용량이 소요된다. 아울러 미국 내 변압기 및 전선의 70%, 전력 차단기 등의 60% 이상은 설치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설비로 교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력기기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2천350억달러에서 2030년 5천320억달러, 2050년 6천36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의 이번 인적분할 추진은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아들들의 상속세 이슈와도 연계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 가치는 약 7천6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해, 조현문 전 사장 등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계열사들의 재평가와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이날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전력부문과 건설부문의 분리 추진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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