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이 개인 최대주주인 장조카의 요구 사항 일부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다만, 회사측은 이미 수립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것으로 조카와의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호석유화학은 6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내놓고, 이번 회기부터 2026 회기까지 3개년에 걸쳐 기존 보유 자사주 50%를 분할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는 22일 예정된 정기주총에서의 표대결을 의식해 부랴부랴 자사주 소각 카드를 뒤늦게 꺼내들었다는 지적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524만8834주(18.4%) 가운데 262만4417주(9.2%)가 소각 대상이다.
이날 종가(14만44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총 3790억원 규모이다. 당장 오는 20일, 이중 3분의 1인 87만5000주, 129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키로 했다.
해당 자사주 소각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로 박 회장에 반기를 들어온 박철완 전 상무가 최근 주주안건으로 앞서 사측에 요구한 사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상무는 지분 9.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2021년과 2022년 삼촌에게 반기를 들었으나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완패했다.
박 전 상무는 올해 전략을 바꿔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공동보유계약을 맺고, 의결권을 넘겨준 채로 주주총회에 임하고 있다.
의결권을 넘기면서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한 가운데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고, 독립성이 결여된 이사회 구성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데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현재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사주를 18%나 보유중인 금호석유화학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선 절반은 소각키로 하면서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를 달래는 모양새다.
한편 차파트너스는 오는 22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제안으로 자사주 소각과 함께 사외이사 후보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한 상태다.
차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철저히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수립한 배당,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방법으로 하는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의 주주제안과는 별개로 진행하는 주주환원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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