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줄줄이 주가연계증권(ELS)를 비롯한 주가연계 파생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5대 은행 중 우리은행만 제외하고 모두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2021년 판매한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ELS의 손실이 올해 들어 본격화 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금융 당국은 은행의 ELS 판매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 하나·KB·신한, 이틀새 판매 중단..우리은행만 갈등
하나은행은 한 주 전 비예금상품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난 29일부터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들면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한 후 비예금상품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뒤 KB국민은행은 30일 오후 내부회의를 열고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으며, 차후 시장 안정성 및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한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고 오는 2월 5일부터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닛케이225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형성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능동적 관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한 발 앞서 기초자산으로 H지수를 제외했고, 올해 1월부터 닛케이225 지수 연계상품도 추가로 판매 중단했다.
NH농협은행은 작년 10월 4일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기로 해서, 사실상 ELS 판매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도 검토에 들어갔지만 30일 저녁까지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 은행 창구서 ELS 퇴출?..금감원 검사에 달려
정치권은 은행의 ELS 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고위험상품이라도 (중략) 구조가 복잡한 것도 있어 어떤 창구에서 하는 게 소비자 보호 실질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부터 홍콩 H지수 ELS 주요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파생결합증권(ELS) 판매잔액은 은행권에서만 총 15조9천억원, 24만8천계좌에 달한다. 증권은 3조4천억원, 15만5천계좌에 불과하다. 특히 투자자의 91.4%가 개인으로, 투자 손실이 개인에게 집중됐다.
한편 지난 19일까지 5대 은행의 H지수 ELS 상품은 원금 손실 2296억원을 확정했다. 상품별 최고 손실률은 56%에 달한다. 홍콩 H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8.6% 하락했다. 지난해 말 5768.50으로 마감한 홍콩 H지수는 30일 5271.27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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