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리인하 요구했더니 7bp 인하...시중은행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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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갈아타기 닷새 만에 평균 1.5% 금리감면.."얼마나 더 받았길래..." 작년 상반기 금리인하 요구권은 은행별 0.01~0.07% 깎아

2023년 상반기 주요 은행별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 실태. [출처: 은행연합회]
2023년 상반기 주요 은행별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 실태. [출처: 은행연합회]

아파트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하자마자 고금리(가명) 씨는 은행간 대출금리를 꼼꼼하게 비교해서 5년 고정금리(혼합형)를 6.2%에서 3.8%로 무려 2.5%포인트나 낮췄다. 30년 만기로 빌린 2억7000만원 때문에 매달 내던 이자가 13만원이나 줄어서,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고객이 은행에 기존 대출에 대해 금리 인하를 요구했을 때, 시중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은 평균 0.07%(7bp)를 깍아줬다. 이는 우리은행이 차주(대출고객)의 신용도 대비 그만큼 더 비싼 금리로 추가 수익을 거뒀다는 뜻으로 금융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에 대한 비판이 흘러 나오고 있다.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덕분에 아파트 주담대 갈아타기가 쉬워졌다. 은행간 무한 경쟁이 시작되면서, 대환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단일 3.6%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주거래은행에 온갖 서류를 내고 겨우 대출금리를 깎던 '금리인하 요구권'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신용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출 갈아타기에 성공한 사람은 16명으로, 주담대 금리를 평균 1.5%포인트 낮췄다. 1인당 아낀 이자 비용만 연간 337만원에 달한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한 달 월급을 번 셈이다.

반면에 내 신용점수가 오르거나, 소득 및 재산이 증가해서 금리인하 요구권을 신청해도 채 0.1%포인트도 깎지 못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SC제일은행에서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이자를 단 0.01%포인트 감면받은 데 그쳤다. 금리인하를 요구하면 32%만 수용했고, 그나마도 찔끔 깎아주고 말았단 소리다.

다른 은행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인하금리는 평균 0.02%포인트에 불과하다. 게다가 10명이 신청하면 1명만 받아줬다. 수용률은 11.1%에 불과하다.

KB, 신한, 하나 등 3대 시중은행의 수용률도 10%대로 낮다. 금감원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해 2월 금리인하 요구권 공시제도를 강화했지만, 상반기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8개 은행 중에서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높은 은행은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72.8%)으로, 10명이 신청하면 7명 넘게 대출금리를 인하 받았다. 이와 상반되게 시중은행들의 수용률은 높아야 30%대다.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37.8%)로, 10명이 신청하면 3~4명이 대출금리를 감면 받았다.

금리인하 요구권 신청이 주로 은행에 집중된 데 반해, 과거 수용률은 2금융권보다 낮다. [출처: 금융감독원]
금리인하 요구권 신청이 주로 은행에 집중된 데 반해, 과거 수용률은 2금융권보다 낮다. [출처: 금융감독원]

은행 입장에선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윤을 포기하고 앞장서서 금리를 깎아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은행과 경쟁에서 승리라면 사정이 다르다. 금융 당국의 대환대출 인프라가 바로 효과를 발휘한 원인이 여기에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2일 오후 8시까지 닷새간 5657명이 은행 앱과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새 주담대 신청을 마쳤다. 신규 대출 규모는 약 1조307억원에 달했다.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환을 받아준 셈이다.

반면에 은행과 2금융권을 포함해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은 지난 2019년 48.6%에서 ▲20년 40.0%, ▲21년 32.1%, ▲22년 상반기 28.8%로 30%대 밑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금리인하 요구권 신청은 대출 갈아타기보다 더 힘들다.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금리인하 신청서,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신용상태 개선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제출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깎을 수 있다. 

한편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에 신청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담보대출, 기업대출 등이 대상이다.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에서 더 큰 폭으로 이자를 감면해준다. 다만 집단대출, 예금 담보대출, 매출채권 담보대출, 정책자금대출 등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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