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고공행진이 어이지면서 수도권 구축 아파트의 거래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매수자들이 신축 보다 집값이 저렴한 구축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초 발표한 '10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기준 3.3㎡당 전국 민간아파트의 올해 평균 분양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11.66% 상승했다.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215만5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6% 올랐다.
수도권에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시세는 내려가고 있지만 분양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기조속에 내년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는 제로에너지 건축이 의무화되고, 층간소음 규제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2023년 매매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준공 10년 이하 구간에서는 거래비중이 감소한 반면 10년 초과 아파트는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21-30년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비중은 1분기 26.9%에서 4분기 33.0%로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5년 이하 아파트 거래비중은 4분기 17.1%로 1분기 22.2% 대비 5.1%P 감소했다.
신축에 비해 주거 선호도가 낮은 구축 아파트가 거래비중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거래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167만원으로 5년 이하 아파트의 2989만원 보다 822만원 낮다.
한편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가격은 329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추진 중인 아파트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축소됨에 따라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는 부분도 신축 아파트의 매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위축과 맞물린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감으로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이 용이한 매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인만큼 한동안 구축 아파트 거래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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