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파리협약에 맞추어 기후 행동에 나섰지만,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는 더욱 뜨거워진다는 내용의 보고서는 UN 공식 홈페이지에 실렸으며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에도 대거 소개됐다.
유엔 보고서는 11월 말 아랍에미리트에서 시작될 예정인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 회의)로 알려진 세계 기후 정상회담에 앞서 발표된 것이다. 2주간 이어질 COP28 회의의 중심 초점은 2015년 파리 협정의 목표 달성에 대한 공식적이고 포괄적인 평가를 완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조사 중간 결과는 몇 가지 밝은 점을 시사한다. 선진국과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학자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변화의 속도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자원연구소(WRI) 산하 국제기후이니셔티브(International Climate Initiative) 소장 데이비드 와스코는 “전반적으로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내용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미래를 그린다.
다만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화석연료를 회피할 수 있는 투자를 늘리기 위한 17가지 뚜렷한 주제와 행동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양한 측면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COP26 회의에서 합의된 약속은 현실화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가들은 2030년에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만을 줄였을 뿐이었다. 이로 인해 지구는 재앙을 심화시킬 수 있는 임계온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올 여름의 폭염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석에 따르면 세계가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금세기 말까지 지구는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섭씨 2.4도 상승할 위험이 있다. 파리협정에 명시된 섭씨 1.5도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약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정책을 채택한 국가는 거의 없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지도자들에 대해 "한심할 정도로 부족하다"고 비난한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은 더 한심한 모습이었다. 지구 온난화 대응에 진전이 거의 없이 끝났다. 기껏 재해로 인해 취약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조성 합의가 있었지만 실효 측면에서는 낙제 점수였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위험한 온난화로 가는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평가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광범위한 조치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 중에는 재생에너지의 공격적인 확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 산림 벌채 종식, 개발도상국에 기후 자금 제공, 빈곤 완화를 통한 환경 불의 최소화 등이 담겨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어떻게 화석연료 연소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으며, 그러한 끊임없는 추세가 어떻게 지구 곳곳에서 점점 더 많은 재난을 초래했는지를 꼼꼼하게 기록해 왔다. 올 여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으며, 그 유산은 죽음, 파괴, 비참함 등으로 나타난다. 파괴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 기록된 극심한 폭염부터 캐나다와 유럽, 하와이 등의 산불, 홍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리스, 중국, 플로리다 같은 곳에서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지난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수백만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상승했다. 대기는 이미 섭씨 1.2도 정도 따뜻해졌고, 인간은 탄소를 대기 중으로 너무나 빠르게 퍼뜨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세계는 불과 몇 년 안에 남은 탄소를 조기에 소진할 수 있다.
유엔 평가 보고서는 파리 협약으로 약속했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국가에서 더 많은 방법으로, 더 긴급하게, 더 많은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싱크탱크 E3G의 정책 고문인 톰 에반스는 “세계가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하고 사람들을 기후 파괴로부터 보호하기 위헤 해야 할 일 목록을 보고서가 제공한다”면서 “이 보고서를 통해 COP28에 참가하는 정부는 숙제를 풀 열쇠를 갖고 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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