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대학가의 ‘기후 변화 대응’ 학생 운동이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 전역의 대학가에 온실가스 배출 중단을 외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면서다. 바이든과 민주당의 패배가 점쳐졌던 중간선거에서 사실상 민주당이 승리하게 된 배경에는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환경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내년 대선에서도 녹색 물결이 ‘레드(공화당 상징)’ 바람을 잠재울지 관심이다.
미국 내 100개 이상의 대학이 학생 단체의 주도로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보다 환경 친화적인 관행으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에 대해서도 더욱 강력한 기후 변화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고 보스턴슬로브가 대학가 기획을 통해 전했다.
가장 최근의 움직임은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다. 이 대학교의 환경 관련 학생운동 그룹은 전국의 대학캠퍼스 전체로 확대된 대규모 환경 운동에 맞추어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하버드대학교의 로렌스 바코 총장은 지난 2021년 9월, 하버드대학은 더 이상 화석연료 회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기존에 행했던 모든 화석연료 투자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대학이 투자를 운운하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미국 유명 대학교의 경우 운영하는 기금 규모가 수백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고, 이들은 주요 기관투자가로서 극진하게 대접받는다.
바코 총장의 결정은 ‘다이베스트 하버드(Divest Harvard)’ 등 학생운동 단체의 항의와 법적 제소를 포함해 거의 10년 동안 압력을 가한 끝에 내려진 것이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2020년에 수많은 학생 시위 이후 화석연료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에는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MIT, 밴더빌트 학생들이 학교에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법적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 역시 선례를 따를 것임은 분명하다.
오하이오주도 학생이 주도하는 전국적인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서가는 곳이다. 2022년 말 오하이오주 오벌린 대학은 더 이상 화석연료의 포트폴리오를 학교에 잔류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는 간접적인 화석연료 보유도 없앨 것이라고 했다. 학교의 대내외 정책에서 화석연료 관련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미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학생운동 그룹인 ‘기후정의를 위한 오하이오 청소년(Ohio Youth for Climate Justice)’과 ‘선라이즈 콜럼버스(Sunrise Columbus)’도 2021년 가을부터 화석연료 부문 퇴출을 위해 운동을 벌여 왔고 현재 학교 이사회 등과 강한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소개한 케이스웨스턴은 학생들이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동 계획을 지속 개발하며 이를 장려하고 있다. 대학은 2030년까지 학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 이들 학생들은 지속 가능성 위원회 등과의 연대를 통해 케이스웨스턴을 위한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까지 제안했다. 더욱 강한 환경 계획과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행동 단계를 설명하는 문서다. 이 문서는 환경 운동이 다른 대학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
물론 케이스웨스턴 대학측의 노력도 획기적인 것이었다. 대학 차량의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한 탄소 크레딧을 구입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0%,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고 했다. 대학은 석탄에서 천연 가스로의 전환을 통해 배출량 20% 감소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린 뉴딜 제안에는 20개 이상의 실행 단계가 명시돼 있다. ▲100%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학생과 직원에게 보조금이 제공되는 교통 이용권 ▲기후 조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역사회 협의회 ▲대학의 에너지 및 지속 가능성 사무국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이 그것이다.
학생운동 단체들은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의 실현을 추구한다. 최신 보고서는 2025년까지 모든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관료주의와 구습 타파가 이들의 주요 구호다.
학생 기후 운동가들은 케이스웨스턴의 뉴딜에 대해 희망적이다. 세상에 관심을 갖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 지능적이고 열정적이며 공감력이 뛰어난 젊은이들로 구성된 강력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강하다.
이들이 대선 캠페인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면 결과는 어떨까. 이제 기후 변화와 녹색경제를 생각하는 세대들이 움직이는 세상이 도래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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