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이라 불리는 신장의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신장은 혈액에서 대사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염분 배설 능력이 저하된 상태라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심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처음에는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 감소와 수면 장애, 다리 부종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신장 기능이 차츰 떨어지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신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만성 신질환이라 칭한다. 만성 실질환은 신장 기능이 90%까지 파괴된 상태로, 이때는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투석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외부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것을 뜻한다.
혈액투석을 고려할 상태는 사구체여과율(GFR)이 10ml/분/1.73㎡ 이하로,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1분 동안에 깨끗하게 걸러주는 혈액의 양을 말한다.
문제는 혈액투석을 위한 새로운 혈관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피가 빠졌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분당 200~300ml의 펌프 속도를 견딜 수 있는 투석 혈관이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정맥은 혈관벽이 약하고 혈류가 느리며, 동맥은 깊숙해서 찾기 어렵고, 동맥이 손상되면 해당 부분 혈류가 끊어져 허혈 증상이 발생하고, 손가락이 괴사할 수도 있어 마땅치 않다.
이러한 정맥과 동맥의 약점을 상호보완하고 장점을 활용한 게 바로 동정맥루다. 팔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놓는 수술을 하면 정맥이 동맥의 압력을 바로 받아 혈관벽도 두꺼워지고 혈류도 빨라지게 된다.
동정맥루는 인위적으로 만든 혈관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잘 막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다. 평균적으로 자가 혈관은 10년, 인공 혈관은 5년 이상 사용하는 것을 기대하며, 잘 관리하면 더 오래 사용하는 환자분들도 많이 있다.
을지로 초이스외과의원 최찬중 원장은 “동정맥루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경우에는 10~15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장기적 사용을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병원에 내원해 관리할 필요가 있고, 환자 스스로도 동정맥루가 있는 쪽 팔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팔베개를 하지 않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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