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지난주 2015년 합의한 파리 협정과 작년 말 체결된 세계 생물 다양성 협정에 따라 설정된 기후 및 생물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연복원(재생)법(Nature Restoration Law)을 채택했다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ICN)가 전했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친환경을 지향하는 기업의 CEO들도 이 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본지 2023년 7월7일자 <WEF·글로벌 CEO, EU 자연재생법 제정촉구 ‘한목소리’>기사 참조)하는 등, 자연복원법 제정은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ICN에 따르면 새로운 법은 단순히 기존의 종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 법은 27개 EU 회원국들에게 강, 호수, 바다뿐만 아니라 손상된 숲, 습지, 들판을 복구하는 것을 과제로 한다. 이를 통해 향후 대서양과 지중해에 걸쳐 160만 평방마일 뻗어 있는 EU 지역의 손상된 생태계의 30%를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의회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을 포함한 전통적인 중도 및 중도 진보 정당들과 중도우파 및 자유시장 기반 정당들의 표를 얻어 자연복원법을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중도우파인 유럽인민당 블록을 중심으로 반대표가 연합했고, 이들은 극우 및 민족주의 정당과 연합해 ‘법이 마을을 강제로 없애고 식량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며 자연복원법 폐기 운동을 펼쳤지만 결국 통과로 결론냈다.
유럽 의회의 스페인 의원 세사르 루에나는 "과학은 많은 유럽의 자연이 훼손되거나 파괴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입법 과정을 통해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적인 해결책이 없는 기후 대책은 절반에 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토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농부들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토양이 탄소를 저장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탄소가 풍부한 토양은 물을 저장하고 식물 생태계를 풍부하게 한다. 자연은 기후 변화와 싸우는 우리의 동맹이다. 따라서 자연이 번성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후 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버리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연복원법은 2022년 6월 EU 집행위원회에 의해 제안되었다. 법안 통과에 따라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EU 육지와 바다 지역의 20%, 2050년까지 복원이 필요한 모든 지역에 대한 복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곤충의 식물 수분 감소를 역전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2030년까지 주요 곤충 서식지와 종에 대한 복원 목표도 포함됐다.
유럽 환경 전문가들은 EU의 2019년 그린딜의 다음 단계라고 정의한다. 그린딜은 203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고, 2050년까지 유럽을 기후 중립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자연복원법은 그린딜에서 한 단계 진전된 강력한 조치다.
새로운 자연복원법은 손상된 생태계를 원 상태로 복구하거나 유럽 경제의 많은 부분을 자연으로 환원하지 않는 한 기후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EU 집행위원회는 지적했다. 유럽 의회 역시 "EU의 강은 죽어가고 있고, 숲은 병들고 있다. 대륙과 해양, 그리고 주민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복원법은 자연 재생을 통해 이 땅에 거주하는 현재와 미래 세대의 안녕이 보장되는 거주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보장하는 원칙이라는 지적이다.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도 강해 EU 회원국별로 주도하는 정부의 성격에 따라 수립되는 정책의 속도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법에 반대하는 의원 연합은 “많은 농부들이 이 법을 지지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을 위한 EU 보조금의 혜택을 받지만 식품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농업을 파괴하고 훨씬 더 많은 오염을 일으키는 미친 환경 계획"이라고까지 혹평하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EU의 정책의 대세는 친환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식량 주권을 위협하는 것은 더 많은 살충제와 더 많은 인공 비료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상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녹지를 늘리고 기존 개발구역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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