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의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속내'..부의세습(?)

경제·금융 |입력

오너 2세 우지영 대표 소유 ‘태초이앤씨’ 통해 인수의향서 제출 '자본잠식' 태초이앤씨, SM그룹 계열사로부터 2분기 관련자금 미리 확보

SM그룹이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 우지영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한 태초이앤씨를 통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추진중이다. 2017년7월 설립된 태초이앤씨의 작년말  총자산은 40억7500만원. 특히 부채가 41억6400만원으로 설립자본금 3억원을 모두 까먹고 순자본은 작년말 마이너스(-) 8900만원. 이 회사가 그룹 계열사 자금을 빌려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M그룹식 부의 세습이라는 곱잖은 시선이 관련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제출했다. LOI 제출은 지난 3일 마감됐다. SM그룹 외에 중견기업 한 곳이 추가로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83위의 중견 건설사. 2003년 진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기업이다. 2019년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한국테크놀로지에 재 매각됐다. 이후 대내외 악재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아 새로운 주인찾기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로 현재 정확한 가치 평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가격이 대략 200억원 후반대로 추산하고 있다. 인수 대금은 기존 채권자의 회생담보권과 회생채무 변제 등에 쓰일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태초이앤씨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것 자체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태초이앤씨의 현 재무 상황이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할 형편이 못된다는 지적이다. 

태초이앤씨는 주택건설·분양, 부동산개발·임대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창사 이래 그동안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등기 임원은 우지영 대표와 그의 남편 박흥준 사내이사 단 두명만 올라있다. 

SM그룹의 M&A 밑그림은 지난 2분기부터 가동됐다. 태초이앤씨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차례 자금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지난 4~5월에만 SM상선 등으로부터 대주주인 우지영 대표 보유 지분 담보물과 1년 상환 조건으로 운영자금 총 338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우지영 대표는 삼환기업 지분을 우오현 회장과 동일한 규모인 21% 보유중이다. 

건설업계는 SM그룹 같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지분 관계가 없고 거래도 거의 없는 기업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도 이례적이고,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대한 우회 지원이라는 점에 눈살을 찌프리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오너 2세인 우 대표의 경영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빌려주면서 사실상 직접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라며 “태초이앤씨는 재무 여건이 좋지 않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더라도 SM그룹의 지원을 당분간 계속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첫째 딸 우연아 씨가 이미 삼환기업 대주주 자리를 꿰찬 점을 감안한다면, SM의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는 향후 차녀인 우지영 대표를 위한 부의 세습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은 삼라와 삼라마이다스 등 건설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동아건설산업과 우방, 태길종합건설, 경남기업, 삼환기업, 우방토건 등 10여 개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STX건설을 품었다.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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