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도 파리의 시장을 맡고 있는 앤 이달고는 전 세계 유명 도시 시장 가운데 유명세 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파리라서가 아니다. 그 정도라면 런던 베를린 뉴욕 서울 도쿄 시드니 등등 셀 수없이 많다. 이달고 시장은 속칭 ‘기후 시장’으로 불린다. 기후 변화에 대응해 선봉에서 이끄는 당찬 여전사다.
그녀는 재선을 위한 캠프에서 이미 ‘15분 도시 파리’를 구상해 설파했다. 시장에 당선돼 15분 도시 구상을 실행에 옮기면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대대적으로 확장해 파리를 암스테르담 못지않은 자전거 친화 도시로 탈바꿈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센강을 청소해 수영장을 5곳 개장한다고 선언했다. 그런가하면 파리 19구에서 파리 최초의 탄소제로 구역이 공식 출범했다. 가장 최근에는 파리올림픽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시킨다. 실현된다면 최초의 노 플라스틱 대회로 기록된다.
이달고 시장의 행보는 이제 파리 시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 각인된 ‘기후 대사’라는 그녀의 이미지는 그녀의 지위를 글로벌 유명 인사로 격상시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런 그녀를 그대로 놀릴 생각이 없다.
도시 기후 리더십을 위한 가장 큰 글로벌 연합 ‘기후 및 에너지를 위한 글로벌 시장 연합(GCoM: Global Covenant of Mayors for Climate & Energy)이 이달고 시장을 GCoM의 새로운 글로벌 대사로 임명했다고 르몽드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과거에도 기후 관련 기관의 이사 등으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대사로 임명되기는 처음이다. 이달고 시장의 격상된 이미지를 상징한다.
이달고는 GCoM의 글로벌 대사로서 Cop28(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회의에서 첫 번째로 예정된 글로벌 스톡테이크(Global Stocktake)를 앞두고 도시의 기후 및 재정 약속을 주도하게 된다. 글로벌 스톡테이크란 당사국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스스로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얼마나 이행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공동이행 점검을 말한다.
GCoM은 전 세계 1만 2500개 이상의 도시 및 지방 정부로 구성된 최대 연합이다. 이달고는 전 밴쿠버 시장이자 글로벌 대사인 그레고어 로버트슨과 함께 GCoM을 대표해 기후 행동을 수행하는 연합을 이끌게 된다. 그녀는 GCoM과 함께 파리협정에 의해 주도되는 배출 목표를 달성하려는 국가 정부 및 도시 정책을 지원한다.
이달고가 주력하려는 부문은 금융이다. 그녀는 도시 정부가 기후 변화를 완화시키는 정책 수립 및 시행을 가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부문의 금융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 재정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고는 특히 도시의 기후 대응과 글로벌 규모의 재정을 동원하는 데 GCoM이 적극적으로 활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2014년 파리 시장으로 선출된 최초의 여성이었고, 그 이후 기후 행동, 사회적 포용, 지속 가능한 개발, 대기 질 등 환경 및 사회의 현안들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하면서 파리를 환경적으로 크게 개선시켰다.
2015년 파리협정도 이달고가 파리 시장이던 때에 채택된 것이다. 협정이 채택된 Cop21 기간 동안 이달고는 유엔 특사 마이크 블룸버그와 함께 행사ᅟᅳᆯ 공동 주최해 도시, 지방 및 지방 정부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더 과감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달고는 GCoM 이사회의 이사도 역임했다. 당시 이달고는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모두와 싸우고 녹색 회복을 달성하기 위한 다단계 파트너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녀는 도시 시장 연합인 C40의 의장도 맡았다. 당시 그녀는 도시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C40 시티 파이낸스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위한 투자와 자금 조달을 여러 건 유치하기도 했다.
이달고는 "기후 행동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GCoM의 동료 대사인 그레고어 로버트슨과 함께 시를 비롯한 지방 정부의 목소리를 높이고, 도시 기후 투자 재원을 확보해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보다 탄력적인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COP에 속해 있는 한국은 글로벌 스톡테이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지난 정부부터 구호는 요란했으나 발표된 성과는 미미하다. 반도체 등 극소수 산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굴뚝들이다. 글로벌 탄소 제로 트렌드를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지자체장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의 앤 이달고‘는 찾을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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