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자전거 이용자 만족도 높아야 ‘마이크로모빌리티 친화 도시’

글로벌 |조현호 | 입력 2023. 05. 31. 18:41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역사적으로 자전거 얼리 어댑터는 여성이었다. 19세기 후반, 영국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며 이들이 여성해방 운동을 선도적으로 일으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빨강머리 앤’에서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교육으로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여선생님도 첫 등장을 자전거와 함께 했다. 

미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 수잔 B. 앤서니는 1896년 "자전거가 세계 그 어떤 것보다 여성을 해방시키는 데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여성을 볼 때마다 설렌다. 자전거 안장에 앉는 순간 여성에게 자립심과 독립심을 준다. 그리고 그 여성은 길들여지지 않은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다“고 썼다. 여성 사이클 선수들은 새로운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집안일과 제도 및 성적인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전거 문화는 자전거를 애용하는 여성들의 광고를 통해 새로운 의복 운동도 일으켰다. 

코넬테크의 도심기술 허브에서 펠로우로 있는 카라 에크홀름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서 여성들의 자전거 사용 빈도가 오늘날 도시의 스마트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실린 에크홀름의 주장을 요약해 보도한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미국의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이런 성별 격차를 교정하기 위해 더 나은 자전거 전용도로 인프라가 필요하다. 나아가 21세기에 자전거를 타는 여성의 새로운 이미지를 배양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 타기에서 여성들은 ‘지표종’으로 불리운다. 지표종은 어떤 지역을 가장 특징할 수 있는 생물종을 말한다. 이는 여성 자전거 라이더 비율이 도시가 자전거 친화적인지의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 비율이 높을수록 자전거 친화적이며, 탄소 배출과 환경, 교통 시스템의 효율성 측면에서 더욱 스마트한 도시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여성 사이클 선수 비율이 남성보다 많다. 자전거 패션이 주류 문화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수단으로 화물용 자전거를 이용한다. 유럽의 경우 여성 자전거 이용자가 대체로 남성들에 버금가거나 많다. 

반면 미국 도시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나 많다. 뉴욕시의 경우 훨씬 심각하다. 자전거 출퇴근이 지난 10년 동안 두 배가 되었지만, 남성 대 여성 통근자의 비율은 3대 1에 머물러 있다. 여성들은 펠로톤과 같은 실내 자전거 피트니스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럴까. 

답은 안전 부재와 사회 규범에 있다. 승용차가 자전거 도로에 주차했으면서도 자전거 운전자에게 욕하는 문화다. 자전거의 여부와 상관 없이 승용차는 과속한다. 자전거를 시건장치로 보관해도 도난 당하기 일쑤다. 이는 자전거에 친화적이지 않은 도시들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안전에 대한 우려는 모든 성별에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들에게는 특히 민감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최대의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인 ‘시티 바이크’에 따르면 승용차 운전자들이 남성들보다 여성 자전거 라이더의 공간을 침범할 가능성이 3배 더 높다는 것을 여러 연구들이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는 최고의 솔루션은 물리적 장벽으로 자동차와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 네트워크 확대다. 최근 시티 바이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전거 전용도로 인프라를 구축하면 여성의 자전거 라이딩이 단기간에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행 거리의 80% 이상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면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률은 더욱 높아졌다. 가사 활동을 하는 여성들도 여건만 주어지면 남성보다 더 긴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전기 자전거 시장은 2020~2021년 동안 240%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기 자동차에 제공되는 연방 리베이트와 유사한 전기 자전거 세금 환급이 미 전역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미쉬와 같은 소수 그룹도 최근에는 말이 끄는 마차 대신 태양광으로 발전하는 전기 자전거를 이동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한편 미 정부도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통해 ‘모두를 위한 안전한 거리와 도로’ 프로그램에 50억 달러를 할당했다. 이 자금은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 및 주차장 개조에 지원된다. 도로에서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다면, 수 많은 여성들을 자전거 애용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 그 길이야말로 탄소제로로 가는 길을 단축시키고 스마트시티의 지름길을 열어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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