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예금자 보호 대상 아닙니다"

경제·금융 | 김세형  기자 |입력

금감원이 알려주는 채권투자 유의점 6가지

'묻지마 주식 투자'도 안되지만 '묻지마 채권 투자' 역시 피하라는 당국의 안내가 나왔다. 지난해부터 개인들 사이에서도 채권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자칫 채권의 특성을 간과한 투자가 있을까봐서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채권금리 상승과 함께 개인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한 해 20조6000억원, 올들어 4월까지 13조9000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채권투자시 유의사항을 144번째 금융꿀팁으로 안내했다. 

금감원은 특히 "채권은 조건부자본증권 등 종류와 위험이 다양하고, 채권특성 및 거래방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며 돌다리 두드리듯 채권투자시에도 기본 사항을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 채권은 예금자 보호가 안됩니다

채권에 투자한다는 것은 발행기관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므로 발행기관이 파산할 경우 원리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후순위채권은 일반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으나, 변제순위가 낮으므로 선순위채권이 먼저 변제된 후에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여 발행기관이 파산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금융기관 등이 다수 판매중인 조건부자본증권은 후순위 또는 후후순위(신종자본증권) 채권이므로 변제순위가 낮다. 발행기관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채무상환 및 이자지급 의무가 모두 없어지게 된다. 

채권은 금융회사별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금자보호대상에는 예적금, 계좌예수금, 원금보전신탁, 예금성상품으로 운용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등이 있다. 

주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안심하지 말고 채권 발행기관의 파산위험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 채권의 신용등급 뿐만 아니라 상품위험등급도 꼭 확인하세요!

투자자성향이 위험중립형인 A씨는 최근 조건부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이 AA-인 것을 확인하고 매우 안전한 채권으로 생각했으나 뒤늦게 고위험(2등급) 상품인 것을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조건부자본증권은 발행사가 부실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특정 사유 발생시 채무상환과 이자지급 의무가 없어지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과 특정 사유 발생시 발행사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형 조건부자본증권이 있다. 

특히 지난 3월 UBS그룹이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 그룹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채권 중 160억 스위스 프랑(약 172억달러)에 해당하는 신종자본증권(AT1·Additional Tier 1, 코코본드)이 전액 상각되면서 투자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대개 투자자들은 채권투자시 신용평가회사가 평가한 신용등급만을 확인한다. 하지만 판매회사가 별도로 금융상품을 평가한 상품위험등급도 확인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채권 판매시,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외에 투자자 입장에서 환매의 용이성, 상품구조의 복잡성 등 여러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품 위험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채권 상품의 위험등급이 자신의 투자자성향에 맞는지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 휴대폰 사용설명서는 안 읽어도 채권 투자설명서는 꼭 읽으세요!

B씨는 최근 자신의 어머니가 증권사에서 안전한 건설사의 회사채로 추천받아 채권에 투자하였으나, 투자설명서를 읽어보니 부동산PF 관련 유동화채권임을 알게 됐다. 그 말많은 부동산 PF였던 것이다. 

대개 투자자들은 채권이 펀드나 파생결합증권보다 상품구조가 간단하다고 생각하여 수익률만 확인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투자수익률, 만기 등 채권의 기본적인 정보 외에 발행기관의 사업위험 등 원금회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꼼꼼히 확인 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가량 B씨 어머니처럼 유동화채권의 경우 개발사업의 특성, 신용보강 내용 등 위험요소가 다양하므로 투자설명서 또는 신용평가서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설명서, 신용평가서 등은 금융회사 홈페이지, 예탁결제원의 세이브로(SEIBRO)나 금감원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채권도 깨집니다

채권투자 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투자수익은 채권에서 지급하는 이자와 채권의 매입·매도가격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만약 채권투자자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매입시점에 채권투자수익률을 확정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을 중도에 매도하는 경우 매도시점의 채권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게 된다. 

채권의 가격은 시중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는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발행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므로 낮은 금리로 이미 발행된 채권 인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신규발행 채권의 금리가 기존의 채권보다 낮을 것이므로 기존 채권의 인기가 올라가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최근 채권 투자가 열풍인 데에는 최근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는 시중금리의 변동에 따른 채권의 가격 변화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중금리가 낮아져 채권가격 상승이 전망될 때에도 예상보다 금리변동이 천천히 이루어지게 되면 투자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채권은 주식처럼 팔고 싶을 때 못 팔 수도 있다

 C씨는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서 1년 전 장외채권을 매수했던 증권사에 중도매도를 문의했다. 증권사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투자자가 장외채권에 투자 후 채권을 매입한 금융회사에 중도매도를 원하더라도 금융회사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중도매도가 가능한 경우도 해당 채권의 유통상황이나 시장금리 등에 따라 투자자에게 다소 불리한 가격이 책정될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금융회사에서 직접 장외매수했더라도 해당 채권이 상장되어 있는 경우 HTS/MTS 등을 통해 장내 매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종목의 장내거래량이 적을 경우, 거래의 체결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장외채권을 매수하기 전에 우선 해당 금융회사에서 중도매도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확인 후 거래하는 것이 좋다. ㅁ엇보다, 단기에 필요한 자금이 장기채권에 묶이지 않도록 채권의 잔존만기가 운용자금의 투자 목표기간과 일치하는지 확인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유사채권(동일 신용등급·잔존만기)과 수익률 비교하고 투자하세요!

장외채권은 거래소의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장내채권과 달리, 금융회사가 채권조달비용·유동성현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채권가격을 결정한다. 

장외채권은 해당 금융회사가 보유중인 채권 안에서 매수가 가능하므로 회사별로 취급채권이 상이할 경우 가격 비교가 어려울 수 있다. 

다만,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kofiabond.or.kr)에서 ‘채권시가평가 기준수익률’ 등을 통해 잔존만기 및 신용등급별 평균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신용등급 및 잔존만기가 동일한 장외채권과 가격(수익률) 수준을 비교해 본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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