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 상용화는 2050년 이후에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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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발전에 사용된 레이저 장비. 사진=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핵융합 발전에 사용된 레이저 장비. 사진=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국립 점화 시설(NIF)은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실험에서 처음으로 순수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본지 스마트투데이에서도 핵융합이 겨울 난방과 탄소제로 고민을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보도했다. 전 세계 언론사가 헤드라인으로 발표한 이 소식은 획기적인 성과였음에 틀림 없다.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전기료는 상상 이상으로 저렴해진다. 그리드 등 인프라 운영 비용만 부담할 뿐이다. 에너지 생산은 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시대는 언제쯤이나 올까. 

핵융합 발전소는 태양과 같은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밀도가 높은 수소 원자핵을 융합하여, 원자핵에 저장된 강력한 에너지의 일부를 방출한다. 순수 에너지다. 부산물로는 헬륨만 나오기 때문에 오염도 없다. 즉 탄소 제로 솔루션이다.  

핵융합 에너지의 매력은 가격에도 있지만 거의 제로에 가까운 탄소 배출에 있다. 지구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그러나 지구가 위기에 처한 현재 상황에 시의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답한다. 앞으로 20~30년 안에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이다. 결국, 최소한 2050년까지 핵융합 발전은 지구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라고 가디언지가 전문가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도했다. 다만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텨 낸다면 금세기 후반, 즉 2050년 이후에는 핵융합 발전소가 에너지 경제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주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한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NIF 과학자들도 이를 인정한다. 초강력 레이저에 의해 핵융합으로 생성된 에너지는 레이저 자체가 소비하는 총 에너지의 100분의 1 미만이었다. 심지어 핵융합에 의해 만들어진 열을 전기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손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연료로 사용되는 특별한 형태의 수소를 포함하는 첨단 펠릿은 10만 달러 이상이 든다.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가 이용한 관성구속융합(ICF) 원자로 방식은 지금까지 에너지원으로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한다.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자기 구속(magnetic confinement)’이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태양 중심보다 몇 배 더 뜨겁고 어떤 물질도 즉시 녹일 수 있을 정도로 불이 붙은) 연료가 자기장에 의해 정지된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은 토카막이라고 불리는 도넛 모양의 큰 방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과학계의 희망이 프랑스 남부에 건설되고 있는 국제 핵융합 실험 원자로(Iter)에 집중돼 있다. Iter는 발전소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실험 시설이며, 목표는 핵융합 발전소가 어때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Iter의 대규모 토카막 건설은 2013년에 시작됐지만 이미 예산을 크게 초과했고, 당초 일정보다 늦어졌다. 가동은 2035년이나 되어야할 수도 있다. 

이와 별도로 유럽연합은 데모(Demo)라고 불리는 더 작은 핵융합 테스트 플랜트를 계획하고 있다. 스파크(Sparc)라고 불리는 또 다른 플랜트가 MIT와 민간 퓨전 회사 커먼웰스 퓨젼시스템(Commonwealth Fusion Systems)의 협력으로 매사추세츠에 건설되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도 자체 계획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에서 수십 개의 스타트업 등 민간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핵융합 전문가들은 2040년까지 순수익을 창출하는 프로토타입 플랜트를 갖게 되면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2050년 이전에 핵융합 에너지가 그리드에 상당한 양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데도 동의한다.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10년 안에 발전용 원자로를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그것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지 현실적인 약속이 아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핵융합 산업 생태계에서 부품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소련의 핵융합 과학자 레프 아르시모비치는 “인류와 사회가 필요로 할 때 핵융합 에너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융합 에너지는 지구의 기후 위기를 막고 파멸을 방지하는 궁극적인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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