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바꾼 미국 대도시들의 다양한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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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여전히 성장한다”…스마트시티 전환이 필요한 이유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맨해튼. 사진=픽사베이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맨해튼. 사진=픽사베이 

3년 전인 2020년 초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을 때, 대다수 전문가들은 사람 사는 지도가 영원히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첫 번째 대유행에 충격을 받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의 대도시들은 봉쇄에 들어가며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렇다면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도시는 여전히 그대로 있고, 사람들이 사는 곳은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로 삶의 방식은 크게 바뀌었고 변화의 트렌드를 가속화했다. 블룸버그, CNBC, 포브스 등 외신에 보도된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담아 본다. 사무실 개조 붐 등 일부 내용은 본지 스마트투데이에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무엇보다 첫 번째 꼽히는 도시와 생활의 변화는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일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지식 기반 작업은 더 이상 사람을 사무실에 묶어두지 못했다. 원격 작업으로의 전환은 도심의 중심 업무 지구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매장 등 원격 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시간당 임금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또 한 가지 큰 변화는 거의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는데, 바로 주택 가격과 임대료의 급등이었다. 주택 문제는 대도시, 소도시, 기성 도시, 개발중인 도시, 교외 또는 농촌 지역 등 모든 지역사회를 괴롭히고 있다. 도시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이들 두 가지 요인이 도시의 현재 모습을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대도시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복력이 강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도시 탈출은 결과적으로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떠난 사람은 많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유입되는 인구도 많았다. 이민자들이 다시 미국 대도시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20개 대도시의 이민자 숫자는 3배로 늘었다. 

젊은이들도 노동 시장, 편의 시설, 교제 및 사회적 기회를 위해 도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25~34세 청년의 비중은 2020년 17.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에는 15.6%로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맨해튼은 지난 해 약 1만 7500명의 신규 거주자를 받았다. 수천 명에 불과하지만 이곳이 순증을 기록한 것은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많은 백만장자들이 뉴욕을 떠났지만, 같은 기간 약 1만 명의 백만장자들이 새로 이주했다. 

시카고는 현재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시내에 살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도심도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구가 늘고 있다. 최악의 도심 공동화 현상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마저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2022년 7월 현재 약 3000명의 주민을 잃었다. 

코로나19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기존 인구 이동 추세를 거의 바꾸지 못했지만, 속도는 배가시켰다. 더 비싼 도시 지역에서 덜 비싼 지역으로, 특히 미국 남부의 선벨트 지역으로 인구가 계속해서 이동하는 것이 대세로 굳어진 모양새다. 

또 한 가지 추세로,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이동의 대부분, 적어도 60%는 뉴욕에서 마이애미 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오스틴 등 먼 거리를 이동하는 대신 같은 카운티 내에서의 이주라는 점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미국의 중소도시들은 원격 근무가 가능한 기술직 근로자들을 유인하는 정책을 우후죽순 내놓았다. 1만 달러 이상의 인센티브까지 제공했다. 많은 사람들은 뉴욕 허드슨 밸리나 몬태나, 와이오밍 등 전망 좋고 물가 싼 지역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애리조나 투산 등 일부 도시들이 인구 유입 측면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미국 시골 경제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 농촌 또는 비수도권 지역은 2020년에 10년 여 만에 가장 큰 인구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업존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시골은 임금 상승률에서 대도시에 계속 뒤처지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신규 고용자의 수익은 대도시 지역에서 평균 3.5% 증가한 반면 소도시 또는 시골에서는 0.7% 증가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샌프란시스코가 무너지고 오스틴과 마이애미 등이 새로운 기술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실제로 그런 조짐도 있다. 그러나 데이터로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첨단 기술 스타트업의 지리적 변화가 거의 없다. 

피치북이 집계한 2022년 데이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는 여전히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의 30%(750억 달러)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뉴욕(310억 달러), 로스앤젤레스(230억 달러), 보스턴(210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4곳의 2022년 스타트업 투자가 전체 벤처 자본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원격 근무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확산될 수밖에 없는 모델이었다. 코로나19가 추세를 가속했을 뿐이다. 스탠포드대학의 닉 블룸 교수는 원격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인구조사의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3배 이상 증가, 2019년 5.7% 또는 약 900만 명에서 2021년 말 기준 17.9% 또는 2760만 명까지 늘었다. 

원격 근무는 대도시에서 교외, 시골 및 소규모 도시로 인구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하지만, 대도시 역시 원격 근무자들에게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도심에는 원격 근무자에게 필요한 공동 작업 공간, 제3의 장소 및 편의 시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옵션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도심에서 달라지고 있는 풍경도 하나 있다. 거대한 사무실 빌딩에 대한 리모델링 붐이다. 상가와 사무실, 거주지가 혼재한 주상복합으로의 재건축이 한창이다. 어쩌면 도심 인구의 증가는 이런 변화가 일조했을 가능성도 높다. 원격 근무의 확산이 만들어 낸 것으로 빈 사무실을 놀릴 필요가 없으니 가정집으로 개조해 팔거나 세를 주는 것이 낫다. 도시들은 사무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으며 도시 중심가의 변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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