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뱅크(SVB) 폐쇄로 인한 은행 부문의 파장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은 더 어려움에 빠진 모습이다. SVB 사태 이후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는 멈출 것이란, 적어도 긴축의 속도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물가 수치는 좌시할 수만은 없는 수준.
하지만 금융시장의 새로운 우려는 없었다.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 뛰었고 나스닥 지수는 2% 상승했다.
2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6.0% 상승, 1월의 6.4%보다 낮았다. 연율로 CPI 하락한 것은 8개월째. 전월에 비해서도 0.4% 올라 1월 상승률 0.5%에서 꺾였다. 핵심(근원) CPI는 5.5% 올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꺾인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엔 아직 높은 수치다.
뱅크레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햄릭은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동면에 들어가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맥킨지앤컴퍼니의 에밀리 리저 선임 파트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숫자(CPI 상승률)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을 보고 고무될 것"이라며 "다만 이 숫자가 우리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숫자로 돌아가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내내 익숙했것 것보다 더 높은 CPI 상승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션와이드생명의 캐시 보스찬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0.25%p 인상으로 긴축을 계속하기로 결정할지, 아니면 버티기로 할지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이제 금융 안정과 대출 조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연준의 유일한 초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21~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SVB 사태 이전 0.5%p 금리 이상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은 이제 대개 0.25%p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0.5%p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미국 경제 연구 책임자 닐 두타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초점인 주택을 제외한 핵심 서비스 인플레이션, 물가 보고서의 세부 사항은 연준에게 고무적이지 않다"면서 "오늘의 CPI 자료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0.25%p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은행권 문제 역시 시스템 위기로 번질 위기의 불씨가 식지 않았음을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무디스는 "SVB·실버게이트뱅크·시그니처뱅크(SNY)의 뱅크런과 SVB·SNY의 실패에 따른 급격한 운영환경 악화를 반영해 미국 은행시스템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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