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뼈아팠던 실수' 무제한 이사수 정관 손본다

글로벌 | 김세형  기자 |입력

이사수 규정에 경영권 분쟁 당시 이사수 14명까지 확대 '이사수 3인 이상 11인 이내'로 바꾸기로 ISS 문제제기한 임춘수·이동병 사외이사 '방출'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 당시 '김앤장의 뼈아픈 실수'로 평가받던 무제한 이사수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조원태 회장 체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진칼에 따르면 한진칼은 다음달 22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안을 다룰 예정이다. 

정관에 '이사회 구성은 최대 11인까지'..이사회 인원상한 내용 추가

특히 정관 제29조 '이사의 수'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사수와 관련해 '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두고 있다.  이 조항을 '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 11인 이내로 한다. 단,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한다'로 바꾼다. 

현재의 이사수 규정은 한진칼이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2013년 대한항공을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로 설립될 때부터 있어왔던 조항이다. 

이론적으로 10명이든, 20명이든 이사 수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 고 조양호 회장 생전에는 이 조항에 어느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2019년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원태·현아 남매간 분쟁에 이어 KCGI가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 조항이 유독 부각됐다.  

지난 2020년 정기주총회에 앞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측이 격돌했을 당시 조원태 회장 측은 총 7명의 이사 후보를, 조현아 전 부사장측도 7명의 이사후보를 제안했다. 

이사수 제한 규정이 없는 탓에 양측 이사 모두 선임될 경우 이사 선임 의결 정족수만 확보하고 있었다면 총 18명에 달하는 초대형 이사회가 꾸려질 판이었다. 대개 대기업의 이사수는 7~11인 사이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4명 총 9인으로 구성돼 있다. 

남매간 싸움이 조원태 회장 측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측 이사 후보들이 실제 이사회에 입성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측이 제안한 이사들이 전부 선임되면서 한진칼 이사회는 2019년말  6명에서 주주총회 직후 11명으로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원태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을 꺾긴 했지만 조 전 부사장측과 연합했던 강성부펀드 KCGI는 물러서지 않았다. KCGI의 압박 카드 속에는 이사수 조항도 빠지지 않았다. 이런저런 과정 속에 2021년 주총이 끝나자 한진칼 이사수는 14명으로 재차 늘었다. 2022년 3월 주총에서는 KCGI가 실제 이사 선임카드를 쓰기도 했으나 선임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주주총회 직후 KCGI가 한진칼 지분을 호반건설에 매각, 조원태 회장 경영 체제가 안정되면서 이번 이사수 상한 조정이 정기주총 안건에 포함됐다. 한때 회사 안팎을 뒤숭숭하게 했던 규정을 뒤늦게나마 손보게 된 것이다.  

2020년 ISS 문제제기한 임춘수·이동명 사외이사 이사회에서 '방출'

한진칼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총 7명의 이사중에서 5명에 대해서만 재선임할 예정이다. 사내이사로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부사장을, 사외이사에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석동 지평 고문을 포함해 박영석 서강대 교수와 최윤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만을 재선임키로 한 것. 3년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문제를 제기했던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와 이동명 법무법인 정세 고문변호사 2인을 재선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ISS는 당시 이들 두 사람의 경우 "경험이 중복되는 후보자"라며 사외이사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새로 꾸려질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명 등 총11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이사 보수 상한 50억원→90억원으로 약 2배 늘려

한진칼은 지난해 이사들에게 총 43억 90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주총에서 정한 보수한도 5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보수한도를 이 보다 두 배 이상 늘린 90억원으로 주주들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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