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 ‘기후 시민 의회’ 창설…“기후 변화 대응 주민이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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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전경. 사진=픽사베이
브뤼셀 전경. 사진=픽사베이

한국의 수도 서울에는 ‘남산 제모습찾기 100인 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다. 지난 1990년 9월, 서울시는 남산 제모습찾기 기본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그 집행을 서울 시민들의 자율 결정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이 조직을 창설했다. 여기에는 관련 단체와 전문가, 지역주민 100명이 참여하고 있다.

남산 일대에서 재개발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업무용 빌딩을 지을 경우, 100인 위원회 모두의 서명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위원회의 활동은 대 성공이라는 평가다. 엄격한 층고 제한이 시행됐고 여러 재개발 프로젝트가 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조직이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만들어진다. 브뤼셀 시 당국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시민 의회의 창설을 발표했다고 유럽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이 새로운 의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100명의 시민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브뤼셀 시와 수도권의 기후 정책에 대해 기획하고, 의제를 설정하며, 해결책을 제안하고, 결과를 모니터링한다.

이 프로젝트는 민주적인 관행을 더욱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벨기에 단체 G1000의 제안과 주도로 만들어졌다. 시정부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새로 창설되는 기후를 위한 시민 의회의 첫 번째 회의는 2023년 시작될 예정이다. 첫 번째 의회 참가자들은 11월 22일까지 선정돼 의회로 소집된다.

시정부는 브뤼셀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기후에 관한 정책 개발과 실행 과정에 직접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공식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시민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기후를 위한 브뤼셀 시민 의회는 당국의 기후 정책을 심의하고, 시정 또는 보완을 권고하는 권한까지 가지는 시민 패널을 대표하게 된다. 벨기에는 왈로니아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브뤼셀 시민 의회는 수도권 지역에서의 기후 대책 후속 조치와 함께 정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요청하고 이를 심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발 더 전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뤼셀 시정부는 시민 의회가 제안하는 기후에 대한 권고안을 연구 분석해 3개월 뒤 피드백을 주고, 연말에 최종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정부가 특정 권고안을 최종적으로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들은 시행하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만 한다.

의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한 해 동안 그들의 선택을 위해 학계로부터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자격도 주어진다.

시민 의회는 매년 무작위로 선정되는 10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의회는 브뤼셀의 전 시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나이, 성별, 거주지 및 사회 경제적 배경을 기준으로 고르게 선정된다.

의회가 논의한 주제들은 전년도 회의에서 뽑은 25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에 의해 차기 의제로 선택된다. 그렇게 해서 시민 의회와 의제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1차 회의 안건은 예외적으로 정부가 결정하게 된다.

에라스무스 로테르담 대학의 기후 전문가 얀 로트만 교수는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치인들이 실제로 하는 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시민 의회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한 매우 좋은 도구이다. 기후에 대한 이전의 실험은 일회성 프로젝트였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기후 변화는 진정한 민주적 전환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시민 의회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남산 제모습찾기 100인 위원회’의 성공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도 이 같은 시민 위원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날로 불신을 더하는 정치권에 대한 견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특정 사안을 다루는’ 시민 위원회는 시민단체와는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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