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구글 스마트시티 솔루션 자회사 사이드워크랩, 회사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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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워크랩이 자사 솔루션을 구글로 모두 이전한다. 사진=사이드워크랩 홈페이지
사이드워크랩이 자사 솔루션을 구글로 모두 이전한다. 사진=사이드워크랩 홈페이지

구글에서 스마트시티 비즈니스를 전담하기 위해 사이드워크랩(Sidewalk Labs)을 분사시켰던 다니엘 닥터로프 창업자 겸 CEO가 자사 공식 사이트를 통해 사이드웨이랩의 솔루션들을 구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닥터로프는 스마트 주차 및 연석(보행로와 차로의 경계석) 공간 센서 페블(Pebble), 상업용 건물 에너지 절약 키트 메사(Mesa), 개발 기획 제품 델브(Delve),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 어포더블 일렉트릭(Affordable Electrification) 등 사이드워크랩 제품이 내년부터 구글에 통합된다고 밝혔다.

닥터로프는 또 의사들로부터 ALS(루게릭병)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스마트시티다이브 등 다수의 기술 관련 매체에 실렸다. 보도에서는 회사와 닥터로프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전달하고 여기에 해석을 달지 않았지만, 최근 2년 동안 사이드워크랩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면 사이드워크랩을 접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은 (본보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했던) 지난해 5월 캐나다 토론토의 퀘이사이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무산된 시점부터였다. 당시 닥터로프는 프로젝트의 종결이 "코로나19로 인한 전례 없는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기후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적인 청사진을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퀘이사이드 프로젝트는 불확실한 개인정보 처리 정책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로 실패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후 토론토의 사이드워크랩은 직원들을 대부분 해고하고 사무실도 사실상 폐쇄되다시피 했다. 지역 부동산 사이트에 임대 광고도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후 사이드워크랩은 이렇다 할 실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미국 본사의 규모 역시 축소됐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회사의 솔루션을 구글로 다시 돌리고 닥터로프는 사임한다. 전후 사정을 감안할 때, 구글이 사이드워크랩에 대한 더 이상의 기대를 접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프로젝트가 좌절된 것이 치명타였다. 사이드워크랩은 소소한 것 외에 대형 프로젝트 추가 수주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닥터로프는 6년 전 구글의 도시 혁신 비즈니스 자회사로 사이드워크랩을 출범시켰다. 모회사인 알파벳의 산하로 운영되던 사이드워크랩은 그 후 도시 트래픽, 소비자 지출 등을 측정하는 데이터 플랫폼 자회사 리플리카(Replica)를 설립했다. 닥터로프는 리플리카가 출범 이후 새로운 형태의 기술 기반 인프라를 개척했다고 자평한다.

닥터로프에 따르면 페블, 메사, 델브, 어포더블 일렉트릭 제품들은 퀘이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아이디어들이다. 그는 이 솔루션들이 여전히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단지 그의 주장일 뿐이다.

닥터로프는 서한에서 "사이드워크랩 제품을 구글에 이전하기로 한 결정도 알파벳이 최근 몇 년간 지속가능성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에 따르면 알파벳은 2030년까지 24시간 무탄소 에너지를 사용하고 파트너와 전 세계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달리 해석하면 이 역시 사이드워크랩의 기능을 알파벳과 구글이 흡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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