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산하 구글의 자매회사인 사이드워크 랩(Sidewalk Labs)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추진하던 퀘이사이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포기한 데 이어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서 추진하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도 결국 포기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사이드워크 랩은 지난 2019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제휴해 사람들이 시내를 어떻게 돌아다니는지를 추적한다는 스마트시티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사이드워크 랩은 자사의 리플리카(Replica)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람들이 도시를 이동하는 방식을 매핑하고, 이 데이터를 사용해 공무원들이 모빌리티 효율성을 높이고, 교통 혼잡을 줄이며, 거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리플리카는 나중에 별도의 회사로 분리되었고, 이 회사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풀타임으로 맡았다.
그러나 포틀랜드시와 시민들이 리플리카 데이터의 정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시 정부 측과 리플리카 양측의 고위 인사들 사이에 끊임없는 의견 충돌이 벌어져 결국은 사업을 접게 된 것이다.
리플리카 관계자는 포틀랜드시 공무원들이 실험 대상자들의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내막을 설명했다. 시 정부로서는 개인 사생활의 공개에 따른 개인정보의 희생을 감수할 수 없었던 것.
이 결정은 사이드워크 랩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을 명분으로 토론토의 강변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한다는 퀘이사이드 프로젝트를 포기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무려 9억 달러에 달했다.
포틀랜드에서의 포기와 비슷한 시기에, 지역 매체 프로토콜은 관리들이 “리플리카 소프트웨어에 대한 평가판이 유용하지만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직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포틀랜드 메트로의 대변인은 "데이터 초안을 검토한 후, 메트로는 리플리카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말했다. 개인 정보를 리플리카에 제공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니 해설>
사이드워크 랩의 스마트시티 관련 솔루션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5월 포기한 캐나다 토론토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도 직전 1년여 동안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사이드워크 랩과 구글이라는 민간 기업이 토론토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한계가 설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프로젝트는 디스토피아“라고 규정했다. 프로젝트가 무산된 후 토론토의 사이드워크 랩 사무실은 사실상 철수했다.
포틀랜드에서의 프로젝트 포기도 토론토의 재판이다.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투명성의 결여가 또 다른 철수로 귀결됐다.
프틀랜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데 굳이 개인들의 동선을 추적할 필요가 있을까, 또는 그 외에 대안은 없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환승역 등 주요 포인트에서의 이동현황 통계만으로도 대중교통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
구글의 정보 수집 방법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전 세계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위치 추적 장치가 내장돼 있다. 개인의 이동 동선이 자세히 기록되고 촬영된 영상들은 구글의 서버에 저장된다. 유튜브에서 특정 이슈로 동영상을 검색하면 다음에는 관련 동영상을 자동으로 우선순위에 올린다. 모두 개인정보를 활용한 결과다. 구글은 이 정보를 빅데이터로 쌓아 놓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극대화한다.
개인정보 보호는 스마트시티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윤리적 마지노선이다. 사이드워크 랩은 그 선을 너무 가벼운 이슈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대로라면 반대 여론과 뭇매를 피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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