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정부의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에 반발해 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인상 등을 두고 이어지던 노사 갈등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까지 겹치면서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가 파업 전면에 섰다.
금융노조는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2026 금융노동자 1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조합원을 중심으로 약 1만5000명이 집결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방이전 저지’,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곳곳에 등장했다. 당초 금융노조는 주 35시간 근무를 골자로 한 주 4.5일제 도입과 청년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침이 구체화하면서 금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총파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한 금융노조 조합원은 “주 4.5일제와 함께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실질임금 문제를 개선했으면 한다”면서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해서는 정주 여건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금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조합원은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해당 지역이 무조건 발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명확한 이유가 있고 조합원들의 동의를 거쳐 진행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정부가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여러 지역으로 분산될 경우 정책금융 기관 간 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조합원은 “기관들이 서로 떨어져 있으면 정책적으로 유기적인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기관을 지역별로 나누는 방식의 이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전날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향을 발표하고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약 350곳으로, 정부는 관계기관과 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청사 완공 전이라도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선도 이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의 구체적인 이전 지역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역시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우선 이전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됐다. 정부는 금융위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 구체적인 이전 대상은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지방 이전 문제와 함께 주 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본사 이전 시 노조와 사전 합의,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임금 6%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노조가 기존 8%에서 6%로 요구 수준을 낮췄지만 사측은 2.5% 수준을 유지하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12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05%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향후 교섭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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