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특례상장 1호' 셀리버리 대표 1심 징역 15년·벌금 2100억

증권 |김세형 기자 | 입력 2026. 08. 20. 14:38

코스닥 시장에 존재하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상장한 뒤 갖은 부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제약사 셀리버리의 대표이사가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20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를 받는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벌금 2100억원과 5억1000여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사내이사 권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 6월 11일 조 대표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조 대표 등은 2021년 9월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약 700억원을 조달하면서 이를 신약 연구개발비 등으로 쓸 것처럼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물티슈 제조사를 인수하고 이 회사에 200억원 이상을 무담보로 대여해준 혐의를 받는다.

또 2023년 3월 셀리버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될 것을 미리 알고 내부정보를 이용한 자사주 매도로 5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도 받아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저지른 범행은 자본시장에서의 정보에 대한 신뢰와 거래의 공정성을 훼손한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라며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시장과 기업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시장 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든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셀리버리는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서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과 책임 있는 경영이 요구됐음에도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특히 조 대표에 대해 "최고 의사 결정자로서 범행의 방법이나 기간, 액수에 비추어 책임이 매우 무겁다"면서 "그런데도 권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셀리버리가 상장 후 별다른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회사의 성장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해 대표이사로서 요구되는 책임도 다하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으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자회사의 인수 및 신사업 추진에 사용한 점, 조 대표가 사재 출연으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이전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적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18년 11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성장성 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상장 주선인인 증권사가 추천한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대해 경영 성과 요건 등의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다.

셀리버리는 파킨슨병,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나서며 시장 기대를 모았으나 회계 감사 의견 거절과 완전자본잠식 상태 등으로 지난해 상장 폐지됐다.

셀리버리 파문 이후에도 성장성 특례를 통해 상장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제도 존폐 이야기마저 나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기성 짙은 기업들에게 코스닥 상장의 문을 열어준게 아니냐는 성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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