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는 환경·건설 중심 회사에서 SK하이닉스 밸류체인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다. 최태원 회장 직속인 지주사 SK가 주도하는 전환으로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가치 전환이 맞물린다. 사업 피벗으로 만든 가치와 비용은 누구에게 귀속하는지, 의사결정 과정과 거래가격은 공정했는지 기록한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SK에코플랜트의 AI 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이 마무리 국면이다. 시장은 이미 SK에코플랜트에 SK하이닉스 밸류체인 프리미엄을 부여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남은 우려는 주택·건설 부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위험과 잔류 소액 주주 보호 등이 꼽힌다.
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과 시장의 반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0일 제186회 무보증사채 2000억원으로 기존 회사채를 상환했다. 같은 달 22일 수요예측에 최초 모집액 1000억원 9.87배인 9870억원이 몰려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결과다. 최종 발행 조건 역시 자사 채권 유통금리인 개별민평보다 만기별 0.35~0.65%p 낮게 결정했다.
이는 SK에코플랜트가 피벗 효과를 시장에서 공식 확인한 결과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일제히 포트폴리오 재편을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 반도체 등 산업용가스 기업 에어플러스와 반도체 가공·유통 에센코어 등을 편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K가 보유한 반도체 공정 소재 등 제조사들 지분을 이전 받았다.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이 해당한다.
반대로 회사 사명 등으로 정체성을 보여준 환경 및 에너지 사업은 축소 중이다. 지난해 블룸에너지와 국내 환경 사업 매각으로 2조4000억원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올해는 기업공개(IPO) 진영까지 갖췄던 종속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 확장 전략도 포기했다. 3620억원을 들여 SK에코엔지니어링 상환전환우선주(RCPS)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애초 환경·건설 모델로 SK에코플랜트가 발행했던 IPO 조건 전환우선주(CPS) 6500억원도 지난 6월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다시 사들였다.
주택·건설 부문 PF 리스크·소액주주 가치 하락 우려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프리미엄 포인트는 비핵심 사업 추가 매각을 통한 재무 개선이다. 3대 신평사가 평가한 사업 부문 등급은 대체로 A~AA인 반면 재무는 BB~BBB에 그친다. 여전히 반도체 밸류체인과 무관한 주택·건설 부문에 자본과 신용이 묶인 결과다.
주택·건설 부문은 지방 분양시장 및 비주택 시장 부진 장기화로 PF 우발채무 우려를 떠안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가 자금보충 등을 제공한 국내 개발사업 PF 우발채무는 1조6402억원이다.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개발사업 평균 분양률이 49.2%에 그쳐 시장이 잠재 위험을 주목한다. 신규 편입한 반도체 사업으로 추가 투입 운전자금 부담도 크다. 반도체와 주택·건설이 사업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재무 부담을 가중하는 흐름이다.
SK에코플랜트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SK에코플랜트에는 비상장 상태에서도 일부 상장사 못지않게 소액주주가 많다. 올해 1분기 기준 소액주주는 1만184명에 달한다. 이들 주식에는 채권에 붙은 반도체 프리미엄이 붙지 않았다. SK에코플랜트 주가는 K-OTC 시장에서 올해 첫 거래일 5만6200원을 기록했다가 지난 3일 4만2850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중복상장 시도 무산으로 IPO 프리미엄이 사라진데다 지분 희석 이슈가 겹쳤다. SK 측은 메자닌 인수 및 추가 지분 취득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2024년 1분기 43.31%였던 지분율이 현재 72.23%로 뛰었다. 15.1%였던 소액주주 지분율은 올해 1분기 12.42%로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추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과 재무 개선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건설 부문은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으로 유지해 갈 것”이라며 투자 및 사업 축소·매각 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회사가 판단하는 적정 재무 비율 목표치와 관련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재무 건전성을 지속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포트폴리오 재편이 주주가치 등에 주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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