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피벗의 그림자

②SK하이닉스 사업기회가 흐른 곳, 정점엔 최태원

하이닉스 대신 택한 에코플랜트 SK와 최태원 회장에 더 직접 귀속 최 회장 이혼에 가치 누수 위험 커져

증권 |안효건 기자 | 입력 2026. 08. 06. 08:50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는 환경·건설 중심 회사에서 SK하이닉스 밸류체인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다. 최태원 회장 직속인 지주사 SK가 주도하는 전환으로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가치 전환이 맞물린다. 사업 피벗으로 만든 가치와 비용은 누구에게 귀속하는지, 의사결정 과정과 거래가격은 공정했는지 기록한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사업기회가 SK에코플랜트로 흐르면서 주주가치 누수 우려가 커진다. 양사뿐 아니라 SK와 SK스퀘어 주주 이해관계가 얽힌 고차 방정식이다. 이해관계 정점에는 SK 지분 17.90%를 보유한 최태원 회장이 있다.

SK하이닉스 밸류체인 특수 톡톡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신용·조달 비용 방어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개별민평보다 만기별 0.35~0.65%p 낮은 금리로 예정보다 2배 많은 200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공개(IPO) 무산 및 IPO 조건 투자금 반환과 주택·건설 부문 부진에 따른 자본·이익 압박에도 거둔 성과다. 시장은 핵심 요인으로 모회사(SK) 자본 지원 가능성과 이미 SK가 넘긴 반도체 자회사 이익 창출력을 꼽는다.

SK는 반도체 자회사 이전 및 중복상장 실패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을 확대했다. 2024년 1분기 43.31%였던 지분율은 현재 72.23%에 달한다. SK 경제적 이해관계가 커지면서 지원 유인과 시장 지원 기대가 높아진 구조다.

지분 확대는 주로 반도체 자회사 이전 덕분에 가능했다. SK는 반도체 자회사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넘기고 대신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받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렸다. 2024년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2025년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이다.

이는 환경·건설 기업이었던 SK에코플랜트 이익 체질 변화로 이어졌다. 메모리 유통과 재활용 등을 포함한 애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은 현재 SK에코플랜트 핵심 이익 동력이다. 올해 1분기 SK에코플랜트 연결 영업익 9314억원 중 7913억원(84.95%)이 애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이다.

에코플랜트 72%·하이닉스 7%, 더 짧은 배당 경로

의문점은 SK가 주주 간 이해상충 위험을 감수하는 배경이다. SK는 운전자금 수요가 큰 반도체 신사업을 재무 부담이 높은 환경·건설 기업에 편입했다. 편입 결과 SK하이닉스와 SK에코플랜트 간 거래에서 SK가 SK에코플랜트 손을 들어줄 요인이 커졌다.

SK가 보유한 SK스퀘어 지분 32.16%와 SK스퀘어가 지닌 하이닉스 지분 20.5%를 곱하면 하이닉스에 대한 SK 실질 지분은 약 6.6%다. 에코플랜트 지분과 11배 차이다. 배당 절차적 이익도 SK에코플랜트 산하에 둘 때 더 크다. SK하이닉스가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자회사를 보유하면 현금은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 순서로 올라간다. 에코플랜트가 보유했을 때보다 한 단계 길다.

배당금을 올리는 다리가 길어지면 익금 불산입률 적용 법인세액이 증가한다. 지분율 20~50% 범위에 들어가는 SK·스퀘어·하이닉스 체인은 익금 불산입률이 80%다. 스퀘어에서 SK로 올릴 때는 지주사 특례를 적용해 90%까지는 방어 가능하다. 지주사 특례는 올해 말로 폐지 유예 상태라 일시적 수단이다. 결국 배당금이 발생하면 20%는 법인세 과표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지분율 50%를 넉넉히 넘는 SK·에코플랜트 체인은 익금 불산입률이 100%다. 관련 차입금 이자 조정 등을 제외하면 SK가 에코플랜트로부터 받은 배당금 이익 일체를 법인세 과표에서 제외한다.

최근에는 최 회장 이혼 이슈로 배당에 대한 지배주주 수요가 특히 커졌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미지급액에는 연 5% 지연이자가 붙는다.

하이닉스 직접 보유, 사업·조달비용 시너지

SK는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자회사를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에 편입할 수 있었다. 하이닉스가 직접 보유하면 생산라인 증설과 공장 건설, 산업가스 설비, 소재 공급계획을 하나의 투자계획에서 결정할 수 있다. 발주회사와 공급회사 주주가 같아 공급사 이익이 하이닉스 주주 이익으로 이어진다.

자회사 운전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능력도 SK하이닉스가 앞선다. SK에코플랜트 산하 에어플러스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설비투자와 차입금 상환 등 위해서다. 신규 반도체 설비에 영업현금을 넘어서는 외부자금이 필요했던 셈이다. SK에코플랜트를 분석하는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반도체 자회사 운전자금 수요를 모니터링 중이다.

같은 자금 수요라면 부담은 SK하이닉스에서 작다. SK하이닉스 재무는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자회사 운전자금에 흔들릴 수준이 아니다. 올해 1분기에만 유형자산 취득으로 7조3480억원을 집행했다. 차입 조달 비용에서도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이 AA+로 에코플랜트(A-)보다 유리하다.

에코플랜트 배치로 비껴간 공정거래법 100% 룰

이런 이점을 포기하고 SK가 SK에코플랜트 배치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배당 외에도 존재한다. 자본 래버리지 활용이 대표적이다. SK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SK에코플랜트 자회사를 직접 보유하면 지주회사 규제를 받는다. 현행 공정거래법 체계에서 상장 지주사 손자회사는 국내 증손회사 지분율을 100%로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아래에서는 지분 일부를 FI에 매각하거나 IPO 전략을 쓰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SK레조낙과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지분을 51%만 보유했다. 최소 자본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다. 트리켐 지분 역시 65% 보유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100% 룰 완화 논의도 확정 단계에 이른 상황은 아니다. 규제 완화를 실제 시행해도 익금불산입 구조는 여전하다. SK하이닉스에서 SK스퀘어로, 다시 SK로 이어지는 80% 익금불산입 구조다.

증권뿐 아니라 채권 영역에서도 반도체 자회사 편입 효과가 달라진다. AA+인 SK하이닉스는 이들 자회사를 편입해도 신용도와 회사채 수요 개선 폭이 제한적이다. SK에코플랜트(A-)는 이익 창출력 보강이 신용과 채권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크다.

반도체 사업 편입 회사 설정과 관련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FAB 조성 및 인프라 공사 등은 건설회사인 SK에코플랜트가 담당한다”고 밝혔다. SK스퀘어·SK하이닉스 등 다른 계열사 배치 방안과 자본비용·과세·신용도·주주가치를 비교 분석했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와 SK에코플랜트 간 거래 가격과 이익률을 외부 거래조건과 비교하는 기준에도 “답변이 어렵다”고 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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