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호반… 한진, 경영권 방어 해법은?

호반그룹, 한진칼 지분 20.15%… 조원태 회장과 0.4%p차 ’단순 투자’ 공시했지만…대한항공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산업은행 지분 10%에 경영권 분쟁 향방 달려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7. 16. 13:06
[세줄요약]
  •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20.15%로 확대했다.
  • 조원태 회장 측과의 지분율 격차는 0.41%포인트다.
  • 산업은행 지분 10.56%가 경영권 구도의 변수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외경
서울 중구 한진빌딩 외경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호반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보유 지분을 20.15%로 높였다. 최대 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20.56%와의 격차를 0.4%포인트로 좁힌 것.

호반은 한진칼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6%가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판가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20.15%...조 회장과 0.41%p 차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0일 기준 한진칼 지분 20.15%를 확보했다. 지난 3월 말 18.87%보다 1.28%포인트 지분율이 늘었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 11.5%를 보유하고 있다. 특별관계자인 호반호텔앤리조트는 8.34%, 호반산업과 호반은 각각 0.17%, 0.15%를 보유 중이다.

호반그룹이 인수한 한진칼 주식 현황 총 보유 지분 20.15% 총 주식 매입 대금 8,782억원 호반건설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산업 호반 11.50% 8.34% 0.17% 0.15% 5,352 억원 3,229 억원 146 억원 55 억원 (단위: %) 12% 9% 6% 3% 0% (단위: 억원) 0 1,500 3,000 4,500 6,000

이에 호반건설과 조원태 회장 간 한진칼 지분율 격차는 0.4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0.56%로 알려졌다.

호반 측은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호반이 한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그룹의 불안한 지배구조

업계에서 한진을 둘러싼 호반과 조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지속 제기 중이다.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오너가 지분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 5.78%,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 5.73%, 모친 이명희 1.98% 등 13.5% 수준이다. 여기에 정석인하학원 등이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특수관계자 지분은 20.56%에 불과하다.

한진칼은 우호지분으로 최대주주 지배력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조원태 회장 측은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한 델타항공을 우호 주주로 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운영하는 등 사업적 이해관계가 긴밀한 만큼, 델타항공이 조 회장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산은 10.58%, LX판토스 3.83% 등도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총 49.87%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셈이다.

산업은행 지분 매각 시점…경영권 분쟁 분수령 될 듯

변수는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율은 10.56%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한진칼에 유상증자 등을 단행했다.

올해 12월 17일 통합이 예정됨에 따라 산업은행은 2027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를 준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지난해 산업은행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한진칼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단 입장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

산업은행의 이탈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바로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국민연금공단도 한진칼 지분 5.4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산업은행 지분이 매물로 나오게 되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조 회장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호반은 ‘단순 투자’라고 (한진칼 지분 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지분을 계속 늘려 최대주주 측과 격차를 거의 없앤 만큼 시장은 단순 재무투자 이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경영권 확보보다 이사회 진입이나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는 포석에 가깝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 지분은 사실상 한진칼 경영권 구도이 ‘캐스팅보드’다. 이 지분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현재 균형이 상당히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급할 것 없는 호반…한진, 경영권 방어 관건은

호반그룹은 당장 경영권 확보를 서두를 필요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보유 지분만으로도 조 회장 측을 압박할 수 있는 수준인 데다,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시점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볼 여지가 있어서다.

호반그룹이 향후 산업은행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확보할 경우 한진칼 최대주주 구도는 단숨에 뒤바뀔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까지 더해지면 이사회 진입이나 경영 참여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호반그룹은 추가 매입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산업은 지난해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6156억원, 단기금융상품 807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진그룹이 통합 대한항공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동시에 산업은행 지분의 우호적 인수자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영권 방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황용식 교수는 “한진그룹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산업은행 지분의 우호적 처리 방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대한항공의 조기 안착으로 경영 정당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단순 지분 확대보다 (통합 대한항공) 성과 및 우호지분 관리가 더 현실적인 방어 수단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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