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참호구축

②사외이사에 '농협 출신' 선임…퇴임 뒤엔 농협대 총장

농협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퇴임 이후에는 농협대학교 총장으로 농협금융 "공정한 절차"

금융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7. 14. 08:00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농협금융이 10년 넘게 사외이사 내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부여해온 가운데, 지난해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송두한 이사의 이력이 주목된다. 송 이사는 NH농협금융연구소장을 지낸 뒤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사외이사 퇴임 직후에는 농협대학교 총장에 취임했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선임 전후로 농협 조직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셈이다.

농협금융연구소장 지낸 인사,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농협금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재직한 송두한 이사는 2015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6년간 농협금융지주 산하 연구기관인 NH농협금융연구소장을 맡았다. 시장에는 최장수 연구소장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6조는 해당 금융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의 상근 임직원이나 비상임이사, 또는 최근 3년 이내에 상근 임직원이나 비상임이사였던 사람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내부 출신 인사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송 이사는 법상 제한 기간인 3년을 넘긴 뒤인 2025년 5월 1일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NH농협금융연구소장 퇴임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형식적으로는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법적 제한 충족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법이 정한 3년이 지났다면 형식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제도의 취지를 감안하면 경영진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인사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 변호사는 "사외이사는 독립적으로 판단하라는 취지에서 두는 자리"라며 "계열 조직에 몸담았던 인사가 회사 사정을 잘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면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잘 안다는 점과 독립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문제"라며 "사외이사라는 명칭을 쓰려면 외부 인사로서의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은 송 이사 선임 당시 "농협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내부통제위원장 맡은 '농협 출신' 사외이사

송 이사가 사외이사 재직 당시 맡았던 역할도 눈에 띈다. 송 이사는 농협금융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내부통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내부통제위원회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정책을 심의하고, 대표이사와 임원이 관련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기구다.

최근 금융권에서 횡령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위원회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졌다. 내부통제위원회는 대표이사의 관리 의무와 책무구조도 운영 상황을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정은 위원회 구성원 과반을 사외이사로 두도록 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점검해야 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을 농협금융연구소장 출신 사외이사가 맡은 셈이다. 내부통제위원회의 실효성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송 이사의 이력은 위원회의 당초 취지와 온도차를 보인다.

금융감독원도 농협금융의 사외이사 운영 구조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과거 금감원은 정기검사 등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을 담당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절차를 강화하라는 경영유의사항을 통보했다. 2025년도 지배구조 보고서에서도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강화 등 이사회 운영 개선 과제가 제시됐다. 감독당국이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온 상황이다.

퇴임 직후 농협대 총장으로

송 이사는 사외이사 임기 도중인 2025년 12월 31일 사외이사직에서 중도 사임했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 1월 2일 농협대학교 제29대 총장에 취임했다. 송 총장의 전임자는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농협금융 전직 회장이 맡았던 자리에 농협금융 사외이사 출신 인사가 이어서 임명된 것이다.

농협학원 이사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농협대학교 총장 임명은 학교법인 농협학원 이사회를 통해 이뤄진다. 농협학원 이사회는 농협중앙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하는 구조다. 농협금융의 단일 주주가 농협중앙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송 이사는 농협금융 사외이사 선임 전후로 농협 계열 조직과 접점을 유지해온 상황이다.

송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당시에는 정치권과의 인연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송 이사는 민주금융연구소장을 지낸 이력이 있고,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정금융특보단 공동단장을 맡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시 야권 유력 인사였던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권 거버넌스 개혁 시험대 오른 농협금융

최근 정부는 금융권 거버넌스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 구조를 언급하며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 계속 해먹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관치금융 문제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더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자기들 멋대로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비판했다.

농협금융은 송 전 이사의 선임 절차와 관련해 법적 요건을 충족했고, 후보 추천 역시 독립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송 전 이사는 2025년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권한으로, 위원들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논의를 통해 후보 추천 절차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금융회사 임원의 자격요건과 결격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농협금융은 관련 법령을 준수해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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