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메리츠 2000억 책임 떠넘기기에 홈플러스 회생 폐지... 대량 실직·투자자 피해 '우려'

산업 |나기천 기자 | 입력 2026. 07. 03. 17:07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서울회생법원이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결정적 이유인 2000억원 조달 실패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월 말까지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소명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수정안에는 실질적인 외부 자금 조달 방안이 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으나, 나머지 1000억원에 대해서는 MBK 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메리츠는 고위험 대출을 늘리면 그만큼 주주 반발에 따른 경영진 배임 책임을 묻게 될 수 있다며 지원 규모를 1000억원으로 제한했다.

MBK는 1000억원에 대해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미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고 맞받았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법원에서 폐지 결정을 받은 이날에도 입장문을 내 대출 지원의 핵심 조건이었던 김병주 회장의 개인 보증에 대해선 확답을 여전히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메리츠는 "김 회장은 아직 메리츠가 제공한 DIP 1000억원에 대해 보증 선 바가 없다. 홈플러스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의 참담한 결과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회생 절차 개시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영업환경과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지적했다.

MBK, 김병주 회장 보증 의견서 냈다 Vs. 메리츠, "보증선 바 없다" 공방도

이날 MBK가 김 회장의 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달 30일 회생법원에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메리츠와 MBK 간 공방도 벌어졌다.

메리츠 측은 "김 회장은 아직까지 메리츠가 제공한 DIP 10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선 바가 없다. 공식 제안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메리츠는 "남은 2주간 MBK는 최대 주주이자 경영 책임자로서 투자수익 회수하는 데 그치지 말고 마땅히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등이 14일 이내에 제기되지 않을 경우 폐지 결정은 확정되고, 이후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며 MBK 측의 후속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양측이 책임을 전가하는 사이 결국 홈플러스 직원과 입점 업체 점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 전단채 투자자들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달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1만2000명가량이다. 이들과 대형마트 주차·카트관리, 청소 등 간접 고용 인원 1000명까지 모두 실업자가 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홈플러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150곳이 아직 받지 못한 납품 대금 규모는 업체당 평균 7억 7400만원이다. 후순위 채권자 격인 전단채 피해자 역시 4019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구제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노조는 법원의 결정에 반발하며 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MBK, 메리츠금융은 14일 안에 2000억원을 즉시 투입하라.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 10만명에 대한 생존권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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