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소 알뜰폰 숨통 틔웠지만… 업계 "도매대가 개선이 더 시급"

전파사용료 감면 확대에도 도매대가 부담 지속 중소 알뜰폰 "최신 저가요금제 도매 제공 필요"

산업 |최아랑 기자 | 입력 2026. 07. 03. 09:34
알뜰폰 매장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알뜰폰 매장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정부가 중소 알뜰폰(MVNO)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기존 50%에서 9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경영난을 겪는 중소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파사용료 감면만으로는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며, 도매대가 제도 개선 등 후속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부담하는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기존 50%에서 90%로 확대하고 감면 기한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감면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7년 폐지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중소 알뜰폰 업계의 어려운 경영 환경을 고려해 지원을 강화했다.

이번 감면은 이동통신사 자회사와 금융권 사업자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알뜰폰 사업자를 제외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전파사용료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추가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배경에는 중소 알뜰폰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2만원대 5세대(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가입자 확보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또 상당수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적자 늪에서 허덕이는 중이다.

업계는 전파사용료 감면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비용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커, 근본적인 중소 알뜰폰 업계 경쟁력 강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스마텔 대표)은 스마트투데이에 "전파사용료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지금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도매대가"라며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통신망이 없어 이동통신사와 개별 협상을 거쳐야 하는 구조인 만큼 통신망 도매대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다.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통신망이 없는 만큼 도매대가 수준에 따라 요금제 가격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진다.

협회는 특히 이동통신사가 출시하는 최신 저가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현행 도매 제공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이동통신사가 출시한 모든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사가 지정한 일부 요금제만 활용할 수 있다. 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한 2만원대 5세대이동통신(5G) 저가 요금제는 도매 제공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는 과거 출시된 요금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밖에 없어 최신 저가 요금제와 가격 경쟁을 벌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전파사용료 감면만으로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전파사용료 감면은 적자 폭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투자를 할 정도의 여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케팅이나 요금 경쟁에 일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단말기 지원이나 도매대가 개선 등 보다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8월 발표할 종합대책에는 중소 사업자가 실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파사용료 감면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는 도움이 되지만 알뜰폰 시장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중소 뿐만 아니라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망이 없어 이동통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전파사용료 감면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도매대가 제도 개선과 풀 MVNO 활성화 등을 통해 사업자가 차별화된 서비스와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통신사의 저가 5G 요금제 확대도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며 "정부가 알뜰폰을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축으로 육성하려면 비용 부담 완화와 함께 사업 구조 전반을 개선하는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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