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1년

인센티브 노린 대리점 '10만원 요금제' 유도 관행 여전

지원금 경쟁 자율화에도 고가 요금제 유지 조건 판매 관행 지속 통신사는 "기대수익 반영"…유통업계 "판매장려금 구조 영향"

산업 |최아랑 기자 | 입력 2026. 07. 01. 16:15
단통법이 페지된 2025년 7월에 촬영된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통법이 페지된 2025년 7월에 촬영된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이동통신사 간 경쟁 유발을 통한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폐지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외려 소비자가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월 10만원 안팎의 고가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를 고착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단통법 폐지로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사전 공시 의무와 추가지원금 상한(15%) 규제가 사라졌다.

당시 정부는 통신사 간 경쟁을 확대해 소비자 혜택을 늘리고 국민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단통법을 폐지했다.

법 폐지 이후 각 통신사가 요금제별 기대수익을 반영해 지원금을 자율적으로 차등 지급할 수 있게 되면서 요금제별 지원금 격차가 더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재 유통 현장에서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약 6개월간 월 10만원 안팎의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단말기를 판매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중도에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해지할 경우 지원금 반환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상당수 판매점이 일정 기간 고가 요금제 유지 조건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동통신 3사는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에게 가장 많은 공통지원금(옛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월 10만9000원 이상, KT는 월 11만원, LG유플러스는 월 11만5000원 수준의 요금제에서 최대 공통지원금(5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초이스의 이동통신사 요금제별 공통지원금 조회 화면. 스마트초이스 홈페이지 캡처
스마트초이스의 이동통신사 요금제별 공통지원금 조회 화면. 스마트초이스 홈페이지 캡처

공통지원금은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이다. 반면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은 통신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영업 인센티브로, 판매점이 가입자를 유치하면 대리점이 다시 이를 정산하는 구조다. 판매장려금은 정액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선택한 요금제와 유통 채널, 시기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수시로 조정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5만원대 요금제보다 10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의 판매장려금이 수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널에서는 저가 요금제 개통에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고가 요금제에만 높은 수준의 장려금을 책정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같은 단말기와 같은 요금제를 판매하더라도 소매점, 온라인, 기업간거래(B2B) 등 유통 채널에 따라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에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통신사들은 이 같은 지원금 및 장려금 체계가 가입자의 기대수익을 반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가입자가 선택한 요금제에 따라 통신사의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만큼 공통지원금과 판매장려금도 차등 운영하고 있다"며 "판매장려금 역시 요금제뿐 아니라 유통 채널과 영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책정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특히 판매장려금 격차가 판매 현장의 고가 요금제 유인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통신정책연구소장은 "판매장려금은 요금제 구간별로 차등 지급되는데 5만원대 요금제와 10만원대 요금제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일부 채널에서는 저가 요금제 개통에는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고가 요금제에는 수십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어 판매점 입장에서는 고가 요금제를 안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 2만원 수준의 요금제로도 충분한 고령층에게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 10만원 안팎의 요금제를 안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큰 문제는 요금제별 판매장려금 격차가 지나치게 큰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 이후 소비자 보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 제도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건전한 단말기 유통환경 조성 시책'을 마련해 특정 요금제 이용 유도와 이용자 차별 방지 등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시책은 최근 전체회의에서 보완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돼 상정이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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